번져가는 방역패스 반대론 ... 정부·전문가들 "폐지는 안돼"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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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져가는 방역패스 반대론 ... 정부·전문가들 "폐지는 안돼" 선 그어

입력
2022.01.0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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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독서실 방역패스 효력정지 법원 결정에
정부 5일 즉시항고, 방역패스 필요 입장 유지
찬반 의견 엇갈려... 정당성·형평성 확보가 관건

법원의 방역패스 효력정지 결정에 따라 5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무인 스터디카페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도 입장이 가능하다고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수원=연합뉴스

법원의 학원·독서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효력정지 결정의 영향으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다른 업종들도 들썩이며 방역패스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일각에선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오자 정부는 “방역을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로 국민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긴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코앞인 만큼 방역패스 폐지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5일 정부는 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했고, 방역패스 폐지는 없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법원의 정식 판결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이 어렵고,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누굴 위한 정책인가”… 반대 분위기 확산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즉시항고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고, 본안 소송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방역패스 거부 움직임에 대해선 “거리두기 외에는 별다른 유행 통제 장치가 없어지는 거라 굉장히 곤혹스럽다”며 이해하고 협조해줄 것을 호소했다.

전날 서울행정법원은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해 방역패스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즉시항고나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들 시설을 이용할 때 누구나 방역패스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예정일인 3월 1일까지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정부가 이들 시설에 적용하려던 청소년 방역패스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자녀를 학원에 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혀야 하나 고민해온 학부모들 사이에선 환영의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초6, 중3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백신이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다면 왜 안 맞겠느냐”며 “정부 말대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강제하기보다 선택에 맞기는 게 옳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유효기간 적용 이틀째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 백신 미접종자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정부 호소에도 불구하고 학원·독서실뿐 아니라 다른 다중이용시설까지 모두 방역패스 적용을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소상공인들 사이에선 방역패스를 지키지 말자거나, 폐지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자는 움직임까지 나타난다.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매일 70만 원씩 손실 나고 있는데, 보상은 100만 원뿐”이라며 “손님이 알아서 QR코드 찍어주면 좋고 안 하면 그냥 모른 척 받고 있는데, 어차피 시청에서도 바쁘다고 현장 점검 안 온다”고 했다.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한 누리꾼은 “백화점 내 식당에서 포장해간다 하고 음식을 받아선 몰래 매장에 앉아 풀어 먹는 경우도 있다”며 “확인도 제대로 안 되는데 누굴 위한 방역패스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전문가들 “방역패스 공평하게 적용돼야”

방역당국이 방역패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건 그 외엔 사회적 거리두기밖에 코로나19 유행 억제 수단이 없어서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방역패스 폐지 주장은 유행 증가 위기 때 곧바로 영업시간이나 모임 제한을 시행하자는 것과 같다”며 “방역패스나 거리두기를 하지 말자는 건 결국 방역을 포기하자는 의견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당국은 방역패스가 △중증화·사망 위험이 큰 미접종자 감염을 최소화하고 △이들로 인한 의료체계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접종자가 접종완료자보다 확진자는 2.4배, 중환자는 5배, 사망자는 4배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미접종자는 18세 이상 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지난 8주간 12세 이상 확진자의 30%를 차지했고, 중환자와 사망자의 53%를 점유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싱가포르 등 대다수 나라가 방역패스와 유사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방역패스에 동의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미접종자 입장에선 불합리하다 볼 수 있겠지만 확산세를 감안하면 당연한 조치”라거나 “미접종자는 타인 접촉을 최소한으로 해야 안전하기 때문에 방역패스는 사회적 배려”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6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교회에 전면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교회에선 국내 첫 오미크론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인천=뉴시스

감염병 전문가들 역시 방역패스 필요성 자체엔 대부분 동의한다. 문제는 정부가 정당성을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정부는 학원·독서실이 방역패스 미적용 시설보다 감염 위험이 높다는 객관적 증거를 제시할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학생들이 학습 필수 시설을 이용할 권리를 규제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이날까지 신고된 학원 집단감염은 190건, 독서실은 2건에 그친다. 반면 교회는 2021년 한 해 동안만 233건이다. 지난해 대형마트 집단감염은 19건, 백화점은 12건이다. 그런데도 교회는 여전히 방역패스 적용 예외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불공평하거나 억울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없도록 방역패스 적용 시설과 대상, 기간 등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소형 기자
정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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