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크루즈선, 또다시 코로나19 ‘숙주’ 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크루즈선, 또다시 코로나19 ‘숙주’ 되나

입력
2022.01.04 15:39
0 0

獨 '아이다노바'호 확진자 68명... 리스본에 정박
美 CDC 추적 중인 크루즈선 중 85%에서 환자 발생
인도·브라질서도 크루즈선 확진자 잇따라 나타나
팬데믹 초기 日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재연 우려

3일 포르투갈 리스본항에 선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아이다노바호가 정박해 있다. 리스본=AFP 연합뉴스

3일 포르투갈 리스본항에 선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아이다노바호가 정박해 있다. 리스본=AFP 연합뉴스

이른바 ‘3밀(밀집ㆍ밀접ㆍ밀폐)’ 환경을 피할 수 없는 환경인 대형 선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잇따라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을 떠올리게 하는 크루즈선 내 감염이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금은 감염력이 월등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여러 곳을 항해하는 크루즈선이 코로나19의 ‘숙주’이자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크루즈선 중 하나인 독일 ‘아이다노바’호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운항이 중단됐다. 아이다노바호는 승객 2,844명과 승무원 1,353명이 탑승한 대형 크루즈선으로 스페인 라코루냐를 출항해 카나리아제도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포르투갈 리스본항에 정박했다. 탑승 전 신속항원검사 결과 승객과 승무원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바이러스 침투를 막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승무원 60명을 포함해 총 68명이 확진됐다. 다행히 확진자 대부분이 경증 또는 무증상으로, 리스본 호텔에서 격리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48시간 내 음성 확인된 승객들을 우선으로 하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크루즈선 내 확진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CDC가 추적하는 크루즈선 110척 가운데 94척(85.5%)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크루즈선 16척 중 15척은 승객 없이 선원만 탑승한 상태여서 승객을 태우고 운항 중인 크루즈선 거의 전부가 코로나19에 뚫렸다는 이야기다. CDC는 각 선박에서 발생한 확진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2주 동안 미국 해역에서 운항하는 크루즈선에서 약 5,0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대규모 확산 우려가 상당하다. CDC가 지난달 30일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크루즈 여행을 하지 말라고 권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3일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항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MSC 그랜디오사호가 정박해 있다. 제노바=EPA 연합뉴스

3일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항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MSC 그랜디오사호가 정박해 있다. 제노바=EPA 연합뉴스

5대양 곳곳에서 크루즈발 확진은 줄을 잇고 있는 상황. 인도 뭄바이에서 출발해 고아주로 향하던 크루즈선 ‘임프레스’에서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탑승객이 최소 66명 나타났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출항한 대형 크루즈선 MSC 그랜디오사호는 승객과 승무원 등 1,000명 가운데 약 150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항에 정박했다. 브라질에서도 크루즈선 내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크루즈선협회는 오는 21일까지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26일과 27일 남동부 상파울루주 산투스항에 입항한 2척의 크루즈선에서 승객과 승무원 14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고, 전날에는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시 인근 부지우항에 입항한 크루즈선에서도 확진자 20여 명이 나왔다.

‘3밀’ 환경인 선박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은 심각한 확산을 부른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진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2월 일본 요코하마항에 기항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 사태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서는 승조원 4,800여 명 중 1,20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왔고, 지난해 7월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 중이던 한국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에서도 승조원 301명 중 대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돼 한국으로 급히 귀환하기도 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지난해 말에도 해군 전투함 밀워키함에서 승조원 25%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긴급 정박했다.

지난해 7월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성남비행장에서 해외파병 중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들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도착한 후 한 장병이 트랙을 내리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외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7월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성남비행장에서 해외파병 중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들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도착한 후 한 장병이 트랙을 내리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외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와중에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 변이가 발견됐다. 프랑스 의료교육연구센터인 IHU 연구팀은 지난달 10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인근에서 신종 변이 'B.1.640.2' 감염 사례 12건을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구진은 “돌연변이 46개를 가진 이 변이 바이러스가 보유한 E484K 돌연변이는 백신 회피성이 있고, N501Y 돌연변이는 전파력이 뛰어나다”고 우려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감염력이 더 강할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김진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