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지난달 27일 발표 지침에선
"확진자 격리 5일 후면 검사 없이 격리 해제"
오미크론 확산에 "음성 확인 필요"
의료시스템 붕괴 위험은 여전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규제를 다시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확진자 격리 기간을 단축시키면서 코로나19가 더 확산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셈이다. 잇따른 논란 끝 미국 보건당국이 한발 물러났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사령탑 격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일(현지시간) ABC, CNN 방송에 출연, “무증상 감염자의 격리 기간을 단축한 CDC 지침에 격리해제 전에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해 ‘코로나19 음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요건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검사를 생략한 격리 기간 단축 지침을 비판한 것에 대해 “옳다”면서 “왜 (격리 해제 전에) 코로나 검사를 요구하지 않는지에 대해 일부 우려가 있었고 많은 질문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CDC도 격리 기간 단축 지침에 대한 비판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CDC가 곧 새로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CDC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지침에서 무증상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이후 5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방침을 내놨다. 또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완료한 접촉자는 격리 대신 10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고 권고했다. CDC는 “코로나19 전염이 통상 증상 발현 이전 1, 2일과 이후 2, 3일 안에 발생한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격리 기간 변경 이유를 설명했지만 무증상 확진자가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속출했다. 완치되지 않은 확진자가 다시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던 때문이다.
CDC의 대응 강화 전망에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개적으로 “CDC의 (새) 지침을 따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제롬 애덤스 전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은) CDC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싫어해서가 아니다”라며 “그들이 (업무를) 잘하기 위해서 약간의 자극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폭증하는 모양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최근 7일간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1주일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39만6,490명이라고 전했다. 파우치 소장도 “신규 환자가 수직으로 늘고 있다”며 “감염 사례 가속화는 전례가 없는 일이고 기존의 확산 사례를 뛰어넘었다”고 털어 놨다.
문제는 가뜩이나 한계에 몰린 미국 의료 시스템이 확진자 급증에 대응할 수 있느냐에 있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입원율이 델타 변이보다 낮다고 해도 (입원 환자 증가가) 의료 시스템을 압박할 위험이 여전하고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확산세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많은 사람이 충분히 백신 접종을 해서, 우리 사회와 경제, 삶의 방식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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