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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무차별 사찰" vs 김진욱 "왜 공수처만 갖고"... '통신조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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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무차별 사찰" vs 김진욱 "왜 공수처만 갖고"... '통신조회' 공방

입력
2021.12.30 19:30
수정
2021.12.30 19:5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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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윤석열 검찰 더해, 전형적 내로남불" 엄호
국회 법사위서 정면충돌, 대선 정국 뇌관으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수처의 야당 대선 후보 및 국회의원 등의 통신기록 조회 논란에 대한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수처의 야당 대선 후보 및 국회의원 등의 통신기록 조회 논란에 대한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불법 사찰이냐, 합법 수사냐"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윤석열 대선후보 부부 등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통신자료 조회를 두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무차별적 사찰"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반면, 김진욱 공수처장은 "합법적인 수사 방식"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를 두고 입장 표명을 자제해온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엄호에 나섰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 더 많은 통신자료 조회가 있었다면서 "내로남불 격 주장"이라고 거들면서다. 내년 3월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공수처의 광범위한 '통신 조회' 논란이 정치권의 뇌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野 "고발 사주와 관련 없는 의원까지 털어"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잔뜩 날이 서 있었다. 공수처의 통신조회를 '불법 사찰' '대선 개입'으로 규정하면서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지금까지 국민의힘 의원 86명을 털었는데, 이유가 뭐냐"며 포문을 열었다. 윤 후보가 관련된 고발 사주 의혹 수사 때문이라는 김 처장의 답변에 대해 "사건과 관련 있는 범위 내에 최소한도로 조회해야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고발 사주 수사로 입건된 의원은 두 명(김웅, 정점식 의원)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80년대 독재정권에서도 야당 대선후보와 야당 의원에 대해 이런 식의 무차별적인 불법사찰을 자행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수진 의원도 "야당, 언론,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무분별한 사찰을 벌였다"며 "대선 개입 의지가 명백한 게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김진욱 "법에 따라 받아... 박지원도 조회"

김 처장은 "법(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자료를 받은 것"이라며 "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하는 게 사찰이지 누구의 전화번호인지 몰라 조회한 게 사찰이 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면서 피의자나 핵심 관계자가 자주 통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주장이었다. 또 고발 사주와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개입 의혹이 제기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도 "박 원장과 관련한 통신자료도 조회했다"고 했다. 야당 의원만 조회 대상이 아니란 취지였다.

김 처장은 또 "왜 우리만 가지고 사찰이라고 그러시나"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윤석열 후보님에 대해 (조회)한 것이 3회, 중앙지검 3회, 배우자님(김건희씨)에 대해 한 게 우리가 1회, 검찰이 5회"라고 했다. 또 "지난주 정부에서 발표된 통계를 봤는데, 검찰이 통신자료를 조회한 게 59만7,000건, 경찰이 187만7,000건이고 우리가 135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처장은 "사건과 관계없는 의원들까지 대거 조회한 것은 법 조항을 어긴 것"이라는 유상범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수사 범위가 너무 넓지 않았는가 하는 부분은 성찰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윤석열 검찰은 더해... 전형적 내로남불"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불법 사찰' 주장에 대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맞섰다. 김영배 의원은 "(야당 주장에 따르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에만 280만 국민들이 사찰을 당한 셈"이라며 "그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총장으로 재직한 2019년 하반기부터 1년 6개월간 검찰이 282만여 건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면서다.

쟁점은 결국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가 '사찰'인지 여부다. 민주당과 공수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에 따른 합법적인 수사라는 입장인 데 반해, 국민의힘은 사건(고발 사주 의혹)과 관계없는 이들까지 조회하면서 '사찰'이라고 맞선 것이다.

野 "의총에서 입장 밝혀라" vs 與 “독립기관장 왜 부르나"

법사위 전체회의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실 앞 복도에서 '공수처 규탄' '공수처장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총회를 열었다. 김 처장이 회의 참석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처장을 불러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 처장이 국민의힘 측이 건넨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려고 하자, 민주당 측은 "독립 수사기관장을 야당 의총에 불러 세우면 되느냐"고 반발하면서 소란을 빚기도 했다.

김현빈 기자
강진구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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