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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세 부담 낮추자"면서 "토지세 신설도 하자"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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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세 부담 낮추자"면서 "토지세 신설도 하자"는 이재명

입력
2021.12.29 07: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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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공시가 속도 조절 등과 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 소멸 대응 특별 법안 국회발의 간담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 소멸 대응 특별 법안 국회발의 간담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담을 온전히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혁파를 위해 토지이익배당금제(국토보유세)를 신설하자.”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 내놓은 부동산 세제 관련 발언이다. 복잡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체적 접근'을 한다는 취지라고 하지만, 표를 위해 '좌회전(증세) 깜빡이'와 '우회전(감세) 깜빡이'를 동시에 켜는 것으로 비치면 시장을 혼란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 "부동산 불로소득 혁파"

이 후보는 28일 대선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를 띄웠다.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혁파'를 걸고 출범하는 기구다.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조응천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투기 근절을 강조했다.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인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과중한 집값과 임대료로 소비 여력이 줄고 이는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대 추구 경향이 심화하면 국가적, 사회적 역량이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개혁위는 출범 선언문에서 “토지이익배당금제(배당금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부동산 실효세율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이를 통해 확보한 세수 전액을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한다는 게 부동산개혁위의 구상이다. 이상경 부동산개혁위 위원장은 이 후보가 얼마 전 "토지이익배당금 공약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민적 동의가 확보됐을 때 하겠다는 게 이 후보의 일관된 생각으로, 국민적 동의를 강조한 것이지 후퇴한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배당금제는 이 후보가 ‘국토보유세’라고 명명했던 제도로, 국토보유세는 증세 느낌이 강하다는 평가를 반영해 이름을 바꿨다.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 땅값에 비례하는 세금을 걷어 동일한 액수의 기본소득으로 돌려준다는 내용으로, 하위 90%는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더 많아져 소득 재분배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공시가 속도 조절 등과 배치

다만 배당금제 신설은 이 후보가 최근 쏟아내는 부동산 감세 공약들과 표면적으로 배치된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과 선을 그으면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일시적·비투기 목적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공시가격 인상 속도 조절 등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일시적 다주택자 등에 대해 올해 이미 걷은 종부세를 환급해 줘야 한다는 '과격한' 요구도 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8일 “정부는 소급 적용에 명확히 반대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감세를 놓고 이 후보와 정부가 각을 세우는 구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상경 위원장은 이런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종부세 부담 완화는 일부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것이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시장에 주택 물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어서 모순될 게 없다."

모순이 해소된 건 아니다. 이 후보는 최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으로 인한 부동산세 부담 급등을 비판하며 "집값 폭등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를 '불로소득'이라며 고강도 과세를 예고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이성택 기자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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