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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문재인 연합' 이탈하는 30대… '3050 이재명 vs 6080 윤석열'로 재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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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문재인 연합' 이탈하는 30대… '3050 이재명 vs 6080 윤석열'로 재편되나

입력
2021.12.24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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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총리가 23일 중구 달개비식당에서 열린 오찬 회동 후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총리가 23일 중구 달개비식당에서 열린 오찬 회동 후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차기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한 축인 30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올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형성된 2030세대의 ‘반(反) 여권 연합’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50대도 이 후보의 우군으로 돌아서는 중이다. ‘30~50대 민주당 지지 vs 60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라는 대결 구도가 복원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신(新)지지층인 2030세대를 결합해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국민의힘 전략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찍은 30대, 다시 이재명으로

최근 2030세대 이재명ㆍ윤석열 지지율 추이.

최근 2030세대 이재명ㆍ윤석열 지지율 추이.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이달 17~19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0대의 이 후보 지지율(33.1%)이 윤 후보(22.1%)를 1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지난달 5~7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24.5%)와 윤 후보(24.1%)가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초박빙이었는데, 약 한 달 후에 ‘이재명 우위’ 구도로 바뀐 것이다.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기관 4곳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3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지난달 15~17일 조사에서 30%로 윤 후보(28%)와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이었지만, 이달 20~22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31%)가 윤 후보(19%)를 앞질렀다.

한국갤럽이 11월 3주부터 12월 3주까지 격주 단위로 실시한 조사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의 30대 지지율은 28→32→35%로 상승한 반면, 윤 후보는 38→26→21%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20대 사이에선 두 후보 지지율이 모두 20% 안팎을 오가며 엎치락뒤치락했다.

4ㆍ7 서울 보궐선거에서 20대와 30대는 정권 심판 투표를 했다. 방송3사의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의 55.3%, 30대의 56.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뽑았다. 특히 2030세대 남성들은 오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후에도 2030은 국민의힘 우호 세력으로 남아 ‘이준석 돌풍’과 '홍준표' 바람을 일으켰다.

대선을 약 두 달 앞두고 30대가 '2030 연합'을 이탈해 여권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23일 “30대는 보궐선거 전까지 40대와 함께 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분류됐다”며 “집을 나갔던 집토끼가 다시 돌아오는 셈”이라고 했다.

4월 4일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서울 서초구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한강변 시민과 함께 걷기 행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4일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서울 서초구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한강변 시민과 함께 걷기 행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윙보터’로 꼽히는 50대에서도 이 후보가 서서히 치고 나가고 있다. JTBCㆍ글로벌리서치의 이달 17~19일 조사에서 5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46.9%로, 윤 후보(34.4%)를 12.5%포인트 앞섰다. 직전 조사(지난달 27, 28일 실시)에선 윤 후보(42.4%)가 이 후보(33.9%)를 여유 있게 따돌린 바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 논란과 선대위 갈등을 비롯한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에 더해, 이 후보의 중도 공략 행보가 30대, 50대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3050 '이재명 벨트'? 흔들리는 野 세대포위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이재명 대 윤석열’ 대진표가 확정된 지난달 초를 돌이켜 보자.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대선후보 경선 후유증 등으로 전통 지지층인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들어 30대, 50대를 우군으로 포섭하며 '세대 고립'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에서 “‘3050 민주당, 60세 이상 국민의힘’ 같은 보궐선거 이전 여론 지형이 복원되고 있다”는 낙관적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엔 적신호가 켜졌다. 이준석 대표가 주장해온 ‘세대 포위론'(6070세대와 2030세대 연합을 통해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구상)이 무너지고 있다. 2030세대 팬덤을 거느린 이 대표가 윤 후보와 멀어지는 상황이 되면서 2030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민주당도 안심하긴 이르다. 20, 21일 머니투데이ㆍ한국갤럽 조사에서 30대의 59.3%가 ‘현재 지지하는 대선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40대, 50대에선 같은 응답이 각각 26.7%, 18.5%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17~19일 KBSㆍ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30대 50.1%가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했고, 63.2%가 이 후보에 대해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반문재인 성향이 여전히 강하고, 이 후보 지지 강도 또한 높지 않은 셈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는 건 야권 자중지란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이 강하다”며 “‘이재명 우위’ 구도로 추세가 전환됐다고 할 순 없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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