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 당선자 오산하 수상소감
어떻게 시작하고 끝맺어야 할지 모르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이렇게 써도 되는 거야? 스스로를 끝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곳에서 작은 틈새를 찾아내는 일. 그 사이를 기어코 비집고 들어가려고 애써보는 일. 잠겨 있다고 믿었던 문을 어떻게든 열어보는 일. 작은 시작이 모이고 모여 큰 우리가 된다고 믿습니다.
저의 시를 읽어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나 언어 하나를 던져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모두들 제가 건네는 처음을 꼭꼭 씹어 주기를, 출렁이고 경계를 지우고 명명하고 다시 경계를 지우며 건넨 이야기의 다음과 그 다음을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
계속 시를 쓸 수 있게 지탱해준 모든 분들에게 고맙습니다. 모두의 이름을 말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만 이름 부르기에서 오는 감사함이 전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언제나 함께 해준 희빈, 서정, 은비에게 함께 시를 써준 태의, 예진에게 함께 웃어주는 정음, 지현, 선영에게 여성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전시를 준비한 여:2단 친구들에게 주말을 함께한 세원에게 기쁨을 함께 나누는 현지와 나의 가장 오랜 친구 희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모든 ‘함께’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김은희, 오인호에게 가장 큰 기쁨을 나눕니다. 저를 가르쳐주신 모든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쓸 수 있었습니다. 이 수상소감을 전할 수 있게 해주신 송재학 선생님, 김소연 선생님, 김상혁 선생님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와 당신과 우리의 이야기를. 문장 하나하나를 새기며. 내달리는 멋진 호랑을, 존재하는 여성인 라의 이야기를 들어 봐주세요. 계속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쓰겠습니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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