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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작] 정교하게 그린 식탁보와 평면적인 화병과 과일의 대비

입력
2021.12.27 04:30
수정
2021.12.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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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시테렌베르크
‘푸른 화병이 있는 정물’ (1919 작)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소장

다비드 시테렌베르크의 ‘푸른 화병이 있는 정물’ (1919 작)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소장

다비드 시테렌베르크의 ‘푸른 화병이 있는 정물’ (1919 작)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소장

다비드 시테렌베르크는 야코프 파인, 알렉산드르 이바노프, 알렉세이 레빈 등과 함께 1917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오브젝티비즘이라는 새로운 양식의 미술 운동을 창안하였다. 시테렌베르크의 정의에 따르면 오브젝티비즘은 각각의 구체적 물질 요소들이 함께 유기적 구조로 새로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통하여 현실세계를 재창조하려는 시도이다. 시테렌베르크의 작품들은 극도로 사실적으로 그려진 사물들과 비현실적으로 단순화된 사물들을 함께 보여준다.

‘푸른 화병이 있는 정물’은 전체적으로 절제되고 차분한 분위기이다. 연한 살구색으로 텅 비어 있는 배경 앞에 놓여있는 어두운 갈색의 탁자에는 미세한 나뭇결이 살아있는 매끄러운 표면이 마치 손에 만져질 듯하다. 그 위에 놓인 하얀 식탁보는 마치 실물을 보는 듯 성기게 교차된 실 한 올 한 올을 모두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이며 복잡한 무늬로 장식된 레이스는 그 질감이 매우 사실적이다. 그러나 그 위에 놓인 배와 사과, 푸른색의 입이 넓은 화병, 그리고 가느다란 잎을 싸놓은 녹색의 쌈지는 물질감을 느낄 수 없이 평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렇듯 극도로 사실적으로 표현된 사물들과 단순화된 사물들을 함께 배치하는 시테렌베르크의 화풍은 마치 여러 형태 요소와 색채 요소를 조합하여 새로운 조형미를 창조하고자 했던 절대주의자 등 여러 추상화가들의 실험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시테렌베르크의 작품들은 캔버스 내에서의 회화적 실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극도로 사실적인 묘사를 통하여 실제 현실과 회화의 접점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혁명 이후의 새로운 세상을 재구성하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였다는 점에서 구축주의와도 접점이 있다.

▲전시 기간 : 12월 31일~2022년 4월 17일(전시기간 무휴)

▲전시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관

▲관람 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30분

▲관람료 : 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3,000원

▲문의 : (02)724-2260

주최 :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후원 :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주한러시아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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