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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작] 불안하게 흔들리는 공기와 시든 꽃... ‘러 아방가르’의 비극 예감하는 듯

입력
2021.12.24 04:30
수정
2021.12.28 08:3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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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밀리오티
‘정물’ (1920 작)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소장

바실리 밀리오티의 '정물' (1920 작)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소장

바실리 밀리오티의 '정물' (1920 작)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소장

바실리 밀리오티는 20세기 러시아 상징주의 화파의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모스크바 대학에서 법학과 역사를 전공하였으며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화가였던 형 니콜라이로부터 개인적으로 미술을 배웠으며 이후 회화작가이자 무대미술가,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했다. 그는 상징주의자들의 전시인 ‘푸른 장미’에 참여하였으며 이후 ‘러시아 화가 동맹’과 ‘예술세계’에서도 활동했다. 또 ‘천칭’ ‘황금 양털’ 등 여러 예술잡지의 디자인을 맡았다.

러시아 혁명을 전후해 활발한 활동을 보이던 그는 1920년대부터 갑자기 모든 사회적 관계를 끊고 잠적했다. 이는 점차 아방가르드 미술가들에게 적대적으로 변화해가던 당시 소비에트 정권의 기류를 민감하게 느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의 1920년 작품 ‘정물’의 색 배치와 필치에서 느껴지는 불안한 정서와 여러 위험을 나타내는 사물들의 상징성은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해준다. 마치 휘몰아치듯이 불안하게 진동하는 공기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함께 탁자 위에 놓인 꽃병의 시든 꽃, 그리고 그 주위에서 꿈틀거리는 뱀과 화면 오른편 구석의 말라비틀어진 누군가의 손은 작품에서 느껴지는 불안의 정서를 한층 더 강화시킨다.

▲전시 기간 : 12월 31일~2022년 4월 17일(전시기간 무휴)

▲전시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관

▲관람 시간 :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30분

▲관람료 : 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3,000원

▲문의 : (02)724-2260

주최 :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후원 :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주한러시아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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