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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규제' 중국서 K팝 연간음반 수출 2배 증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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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규제' 중국서 K팝 연간음반 수출 2배 증가 미스터리

입력
2021.12.24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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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K팝] ①해외 편
아시안 혐오 등 삼중고에도... K팝 역대 최고 수출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을 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을 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K팝이 올해 역대 최고 수출 기록을 세웠다. 중국의 강력한 팬덤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미권의 아시안 혐오 등이 국제 문화 교류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국내 음반 수출액은 올해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음반 및 음원 시장에선 에스파와 엔하이픈 등 2020년 이후 데뷔한 K팝 5세대 아이돌그룹이 약진했다. K팝 시장 밖에선 50대 이상 중년이 유튜브에서 임영웅 소비를 주도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음반 및 음원 국내외 판매량, 유튜브 조회 수로 짚어 본 올 한 해 대중음악계 풍경이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사는 재키 알바레즈씨의 집 장식장은 방탄소년단 음반으로 빼곡하다. 알바레즈씨는 "방탄소년단의 모든 앨범을 샀다"고 말했다. 알바레즈씨 제공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사는 재키 알바레즈씨의 집 장식장은 방탄소년단 음반으로 빼곡하다. 알바레즈씨는 "방탄소년단의 모든 앨범을 샀다"고 말했다. 알바레즈씨 제공


K팝 음반 수입국 톱3. 그래픽=송정근 기자

K팝 음반 수입국 톱3. 그래픽=송정근 기자


"BTS 때문에 콜드플레이 이후 20년 만에 CD사"

23일 본보가 1월부터 11월까지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조사한 결과, CD 등 음반은 2억4,235만 달러치 수출돼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 1억2,320만 달러보다 약 2배 증가했다. 5년 전인 2017년(3,858만 달러)과 비교하면 수출 규모가 6배 커졌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인기로 K팝 팬덤이 올해 부쩍 커진 데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공연이 뚝 끊기면서 K팝 향유에 대한 갈증을 음반 소장으로 대신 풀려는 해외 소비자가 많아진 데 따른 반사 효과로 풀이된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재키 알바레즈(37)씨는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 1집을 2000년도에 산 뒤 방탄소년단을 계기로 20여 년 만에 CD를 다시 사게 됐다"고 말했다. 알바레즈씨가 직접 찍어 보낸 사진을 보면, 그녀의 방 장식장은 방탄소년단 전집으로 빼곡하다. 미국의 K팝 음반 수입량은 3,538만 달러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보따리상'의 실종? 중국서 무슨 일이

K팝 음반 판매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중국(4,152만 달러)으로, 전년(1,551만 달러)보다 약 2.6배 늘었다. 한한령으로 K팝 현지 유통의 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올해 중국 정부가 과소비 등을 이유로 팬덤 활동의 고삐까지 조여 K팝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팬덤 규제로 인한 단체 구매 위축에 따른 풍선 효과를 판매량 깜짝 증가의 이유로 추정했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에선 음반 사전 검열로 국내 발매보다 약 2주 늦게 현지 시장에 풀려 보따리상이 성행했다"며 "코로나19에 보따리상의 발이 묶인 데다 팬덤 규제로 단체 대량 구매까지 어려워지면서 해외 직구로 K팝 CD를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그 판매량이 공식 수출 집계에 잡힌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팬덤 문화 규제는 지난 8월부터 이뤄졌고, 11월까지 석 달 동안 K팝 음반은 846만 달러치가 팔렸다. 2019년과 2020년 같은 기간에 각각 438만 달러와 595만 달러치가 필린 것과 비교하면 되레 많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달 별 해외 K팝 음반 수출 금액은 그 달에 어떤 그룹이 음반을 냈는지가 규제보다 더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룹 NCT 127의 정규 3집 '스티커'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127의 정규 3집 '스티커'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본 지상파, 현지 연예인보다 BTS 가장 많이 보도

K팝 음반 최대 시장은 일본이었다. 한국 음반은 일본에서 7,156만 달러치가 팔렸다.

일본 음악 시장에 방탄소년단의 화력은 셌다. 빌보드재팬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현지 가수 통틀어 올 상반기 아티스트 매출 1위(약 60억 엔)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이 일본에서 낸 앨범 'BTS, 더 베스트'는 일본 오리콘 연간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오리콘은 "1984년 마이클 잭슨 앨범 '스릴러' 이후 외국 가수 앨범이 1위에 오르는 건 37년 만"이라고 밝혔다.

K팝이 현지 '반한' 역풍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화제성도 여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에서 '2021년 TV 뉴스 랭킹' 문화 부문에서 1년 동안 총 8시간 15분 39초간 방송돼 1위를 차지했다.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일본 관동 지역 기준 NHK, TV아사히, TBS, TV도쿄, 후지TV 등의 뉴스·정보 프로그램에서 전파를 탄 방송분을 조사한 결과다. TV아사히가 3년 전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의상 논란을 문제 삼아 음악 프로그램 출연을 돌연 취소한 뒤 한동안 현지 지상파가 방탄소년단 섭외를 꺼렸는데, 되레 요즘 적극적으로 현지 아티스트보다 방탄소년단 소식을 다루고 있다는 뜻이다. 오리콘은 "방탄소년단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 수상과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팝 듀오/그룹 부문 후보 지명 등의 소식이 장시간 방송됐다"고 분석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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