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에 분노하고, K컬처에 근심 덜고 [캐리커처로 돌아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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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에 분노하고, K컬처에 근심 덜고 [캐리커처로 돌아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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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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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눈앞에 다가오는 듯하던 '팬데믹 종식'의 희망은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빛을 잃었다. 위드 코로나는 멈췄고, 자영업자의 한숨은 깊어졌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불러온 집값 폭등 앞에 서민들은 고개를 떨꿨다. 이 와중에 무참히 까발려진 공직자들의 투기 행태에 국민들의 분노는 폭발했고, 이는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의 참패로 이어졌다.

하반기엔 대선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연일 터진 대장동 특혜와 고발사주 의혹, 그리고 후보들의 실언과 가족 문제들은 다른 정책적 이슈들을 뒤엎었다. 노태우와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의 연 이은 죽음은 핏빛으로 물들었던 암흑의 한국 현대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위상을 드높인 K컬처는 국민들의 근심을 다소나마 덜어줬다.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 빌보드를 휩쓴 방탄소년단(BTS), 드라마 오징어게임 열풍, 젊은 선수들의 도쿄올림픽 승전 소식. 2021년 주요 뉴스를 관련 인물의 캐리커처와 함께 되돌아봤다.


1. 오세훈: 재·보궐 선거 민주당 완패


오세훈 서울시장

민심은 매서웠다. 국민의힘은 지난 4월 7일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압승했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7.5% 득표율로 박영선 민주당 후보(39.2%)를 여유 있게 앞섰다. 부산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62.7%)가 김영춘 민주당 후보(34.4%)를 더블 스코어에 가깝게 이겼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상전벽해였다. 1년 만에 서울 민심이 야권 우세로 바뀐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입법 독주, 내로남불 등 정부ㆍ여당의 실정과 오만을 심판한 선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야 희비는 엇갈렸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전국 선거에서 4연패를 기록했던 국민의힘은 ‘대선 전초전’ 성격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압승하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2. 이준석: 파격의 돌풍, 여의도를 휩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바람이 아닌 돌풍이었다. 대선후보보다 대선 정국 이슈를 선점하는 능력을 보면 태풍 수준이라 할 만했다. 2030세대 남성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30대·0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 야당에 가져온 파급력은 컸다.

파격의 연속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6월 11일 당선 후 관용차 대신 따릉이 자전거를 탔고, 지하철을 업무공간으로 사용했다. ‘능력=공정’을 가치로 내세워 대변인을 공개 오디션으로 뽑았고, 내년 지방선거 기초ㆍ광역의원 후보자 공천에는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도입했다. 정당 사상 처음 있는 시도였다. 이준석 자체가 아닌 '이준석 현상'에 주목한 이유였다.

대선 국면에서도 그의 파격은 이어졌다. 윤석열 후보의 핵심 측근과의 갈등이 불거지자 ‘울산 회동’(12월4일), ‘선대위 사퇴’(12월21일) 카드를 던진 그는 여의도 이슈의 중심에 서있다.


3. 이재명: '변방의 장수' , 정권심판론 뚫고 본선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왔을 때만 해도 ‘변방의 장수’였다. 비주류였던 그는 이번 경선에선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쟁쟁한 거물 정치인을 누르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색깔이 다르다’는 것이 그의 경쟁력 중 하나.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한 거센 정권심판론을 뚫고 정권 재창출을 이루려는 민주당 지지층의 선택이었다.

이 후보는 국회의원 경력은 없지만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특유의 추진력과 언변으로 '사이다' 이미지를 쌓았다. 원칙보다 성과를 중시하는 스타일도 이 후보의 차별점이다. 그러나 형수 욕설 등 적잖은 도덕적 흠집은 그의 최대 취약점이다. 소년공 출신으로 여당 대선후보에 오른 그의 거친 삶의 궤적이 장점이자 단점인 셈이다.


4. 윤석열: 총장 사퇴 8개월 만에 초고속 후보선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검찰총장에서 자진 사퇴(3월 4일)한 지 8개월 만인 11월 5일 윤석열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4개월 만의 초고속 변신이다. 현직 검찰총장의 대선 본선행을 두고 논쟁과 한국 정치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정권교체의 적임자는 윤석열이라는 보수의 열망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윤 후보의 선출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불공정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을 등에 업고 실현됐다. 그가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밝힌 일성도 “내 사전에 ‘내로남불’은 없다"였다.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하지만 윤 후보의 대선 가도엔 악재도 겹겹이다. ‘전두환 옹호’ 발언 등 잇단 실언으로 스스로 리스크를 키웠고,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학력 논란은 ‘공정 대통령’을 기치로 든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 핵심 측근들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선대위 리더십 문제도 윤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다.



5. 전두환: 군사반란 장본인들 잇따라 사망

전두환

핏빛으로 물든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에 마침표가 찍혔다. 제11ㆍ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가 11월2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하면서다. 평생의 동지이자 1979년 12월12일 군사 반란을 함께 도모한 제13대 대통령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10월26일)한 지 약 한 달 만. 군인 출신에, 권력을 쥐고 흔든 과정이 모두 쌍둥이처럼 같았던 두 사람이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의 과오는 비슷했지만 후대의 평가는 다소 엇갈릴 것이다. 비록 가족의 몫이었지만 노 전 대통령은 12ㆍ12군사반란과 5ㆍ18광주민주화운동 강제진압 등 과오에 사과했고, 비자금 사건으로 부과된 추징금 2,397억 원을 완납했다. 이에 반해 끝끝내 역사 앞에 사죄하지 않은 전씨는 ‘진정한 화해’라는 숙제를 산 자의 몫으로 돌렸다.


6. 조성은: 불붙은 고발사주 의혹… 공수처 시험대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제1야당에 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보도(9월)되면서 정치권이 얼어붙었다. 의혹의 출발점인 손준성 검사는 당시 윤 총장의 눈귀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했다. 윤 총장과 검찰 조직을 공격하던 여권 인사들을 총선에서 낙마시킬 목적으로 '고발 사주' 공작을 꾸몄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국기 문란' 사건으로까지 묘사되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석 달 동안 조직 역량을 총동원한 수사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제보자 조성은씨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신저의 '손준성 보냄' 문구는 결정적 증거처럼 보였지만, 손 검사를 상대로 한 구속영장은 두 차례 모두 기각됐다.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낸 공수처는 설상가상 '기자 통신조회' 논란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7. 남욱: 대선판 뒤흔든 '대장동'… 핵심인사 극단적 선택

화천대유 대주주 남욱 변호사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열기가 달아오른 9월 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이뤄진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포문을 열었다. 이재명 주자 연루 의혹에,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 원 퇴직금 수령까지. 대장동 수사는 정치권과 법조계의 초대형 이슈가 돼버렸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미국에서 돌아온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팀' 핵심 멤버들은 줄줄이 구속됐다. 하지만 성남시 윗선 수사와 '50억 클럽' 수사는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 여기에 유한기·김문기씨 등 성남도시공사 핵심 인사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검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 수사팀의 방역수칙 위반에 부실수사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특검 도입 요구가 거세다.


8. 김상조: LH직원들 땅투기…공직사회로 번진 '셀프 검증'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신도시 사업을 담당하는 LH 직원들이 예정 부지를 집중 매입해 이익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이 3월 시민단체 폭로로 확인되자, 파장은 LH를 뛰어넘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LH 사태는 고급 정보를 다루는 공직자와 국회의원의 투기 논란으로 번졌다. 미공개 내부정보로 사익을 챙긴 구성원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정부기관과 정치권,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셀프 검증'에 나섰다.

불똥은 청와대로까지 튀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질(3월 29일)됐다. 전·월세 5% 인상 상한제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직전 자신이 세를 놓은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14% 올려 계약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성난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 법안을 발의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내놨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았다.


9. 정은경: 위기의 K방역…45일 만에 꺾인 위드 코로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11월 1일 시작한 위드 코로나의 기대가 45일 만에 꺾였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0명을 넘고 위중증 환자가 1,000명에 육박하자 정부는 12월 16일 사적모임 4인 및 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을 골자로 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발표했다. 두 달도 못 가 사회적 거리두가 4단계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5,000명을 넘은 이달 초 고강도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어렵게 시작한 일상회복을 포기할 수 없다며 버텼다. 고집은 자충수가 됐다.

일상회복의 꿈이 꺾이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연일 자세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1년 전 그를 격려하던 국민의 눈빛은 차갑게 변했다. 국민이 K방역을 따르고 전 세계가 박수를 보낸 건 현 상황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알렸기 때문이다. K방역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차분히 되돌아볼 때다.


10. 서욱: 육해공 따로 없는 군부대 성범죄

서욱 국방부 장관

육해공 어디도 안전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성추행 신고 후 회유와 협박, 신상 유포에 시달리던 공군 부사관이 끝내 세상을 등진 여중사 사망 사건이 세상에 알려질 때만 해도 특정 부대의 문제인 듯 보였다. 당시(6월 9일) 각 군 수뇌부들은 사건 전말과 책임을 따지는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우리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딱 잘라 말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육군 A하사와 해군 B중사 피해 사실이 뒤늦게 폭로됐다. 성범죄 피해자가 피해를 알려도 2차 가해에 시달리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는 양상까지 똑 닮은 사건들이었다.

헤엄 귀순, 부실 급식과 더불어 서욱 국방부 장관이 올해 한 대국민 사과가 7번, 이중 군 내 성폭력에 고개 숙인 게 4번이다. 정부는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부랴부랴 실태 조사에 나섰고 군을 넘어선 공공기관의 안일한 성폭력 대응 시스템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11. 김미숙: 김용균의 유산, 중대재해처벌법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산업재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이다. 물류센터 화재 참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 미비로 발생하는 사망재해 등 노동현장의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제정됐다. 2018년 12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20대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법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재계는 법 시행(내년 1월27일)이 불러올 파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노동계에선 실효성 논란이 여전하다. 국회 통과 과정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의 시행이 3년 유예됐는데, 작년 중대재해의 80%가 50인 미만 사업장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하던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법안 통과 후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12. 홍남기: 20년래 최고 상승률 예약한 집값

홍남기 경제부총리

올해도 집값은 치솟았다. 지난해까지 규제에 초점을 맞췄던 정부는 뒤늦게 '2·4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고 1년 내내 공공주도 공급 확대에 주력했다.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거 안정에 명운을 걸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 6월 이후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등 공개 석상에서 누차 '집값 고점론'을 주창했다. 곧 떨어질 테니 '추격 매수'를 하지 말라는 일관된 메시지였다. 홍 부총리의 바람대로 상승세는 9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한풀 꺾인 모습이다. 연말에는 집값 급등을 주도한 서울에서도 하락 전환 지역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게 문제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1~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3.73%다. 2002년 이후 연간 최고 상승률을 예약했다.


13. 유영민: 해외공급망 구멍에도… “비싼 수업료 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하반기 산업계 이슈는 단연 ‘요소수 사태’였다. 경유차량엔 필수인 요소수의 대란은 사실, 사전 차단이 가능했다. 국내 요소수 수입의 상당한 물량을 책임졌던 중국으로부터 사태 직전인 2개월 전, 반입 금지 방침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중국 측의 통보를 안이하게 대처한 정부도 문제였지만 이 와중에 나온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11월10일) 또한 도마에 올랐다.

정부의 늑장 대응을 꼬집었던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2년 전) 일본의 수출 규제가 소재 부품 장비 산업에 전화위복이 됐듯, 이번에도 학습효과가 있었다”며 전해진 이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정부는 중국에서 계약된 물량을 들여오고, 제3국에서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등 ‘나름대로’ 발 빠르게 요소수 대란을 잠재웠다고 자평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14. 조 바이든: 미국의 귀환 외쳤으나…지지율 어느새 추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1월20일) 일성은 간명했다.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앞세운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간 뭉갰던 '동맹 외교의 복원' 선언이었다.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탈퇴한 파리기후협약과 이란의 핵합의에 즉시 복귀해 국제사회 신뢰를 되찾아왔다. 일본·호주·인도를 묶어 낸 쿼드(QUAD)와 영국·호주와의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를 연달아 출범시키며 중국을 압도하기 위한 자신만의 포석도 빠르게 깔아 갔다.

정작 미국 내 그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취임 초 55%에 달했던 지지율은 집권 1년도 안 돼 40%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아프간 철군과 탈레반 재집권 과정에서 보여준 미국의 허술한 모습은 물론, 미국 경제 회복과 팬데믹 탈출이 더디다는 미국 내 불만을 어떻게 극복할지, 출범 2년 차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15. 앙겔라 메르켈: 16년 ‘엄마 리더십’의 마침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엄마’가 떠났다. 유럽의 최강국 독일을 강력하게 이끌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12월 7일 물러났다. 그의 16년 집권은 2차 대전 이후 독일 정치사로 보면 헬무트 콜 전 총리에 비해 불과 며칠 부족한 2위의 최장 기록이다. 신중하고 겸손하면서도 실용적인 대외정책으로 미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국익을 챙긴 메르켈. 2010년 금융위기, 2014년 우크라이나 위기, 2015년 난민위기, 최근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유독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선보였다.

그의 빈자리는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SPD) 대표에게 맡겨졌다. 다만 67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메르켈은 임기 마지막 날에 “공개 조언은 않겠지만, 동료들 자문에는 응하겠다”고 했다. 정치활동에 거리를 두겠다고 못 박지 않고 여지를 둔 셈이다.


16. 일론 머스크: 지구 안팎 뒤흔든 ‘천재’이자 ‘쇼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광대이자 천재, 관종(관심 종자)이자 사업가이며 쇼맨인 사람.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12월 1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내린 총평이다. 머스크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만끽했다.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처음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입성하면서 그 역시 세계 최고 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세운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인류 최초로 민간인만 태운 우주선을 발사하며 본격적인 민간 우주관광 시대를 열었다.

그는 정치권이나 경쟁 업계를 겨냥해 거침없는 조롱과 독설을 쏟아냈고, 암호화폐와 관련, 오락가락 언행으로 시장을 혼돈에 빠뜨렸다. 때문에 타임은 그를 희대의 사기꾼이자 흥행 천재라는 평가를 받는 19세기 사업가 P.T 바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를 합친 인물로 묘사했다.


17. 윤여정: BTSㆍ오징어게임과 소환한 ‘K컬처 파워’

배우 윤여정

전 세계가 ‘버터’ 바른 ‘오징어’와 ‘미나리’의 맛에 빠진 한 해였다. 배우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로 K컬처의 중독적인 맛을 선물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여우조연상) 수상이라는 기적을 연출했고 40개 이상의 트로피를 받으며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소탈하고 기품 있으며 따뜻하고 재치 넘치는 유머로 세상을 ‘윤며들게’ 했다. 세계 최강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은 ‘Butter’ ‘Permission to Dance’ ‘My Universe’를 연달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려놓으며 세계를 춤추게 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최다 시청횟수를 기록하며 K컬처 신드롬을 이어갔다. 세계 곳곳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고 딱지치기를 하며 달고나를 핥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8. 김제덕: 사상 초유 무관중 올림픽에서 쏘아올린 금빛 함성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제덕

7월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은 팬데믹 속에서 열린 사상 초유 무관중 올림픽이었다. 환영받지 못한 축제 속에서 선수들은 5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며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29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를 차지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최소 금메달이었지만 젊은 선수들의 당찬 도전은 어느 때보다 큰 감동을 안겼다.

양궁에서는 안산이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 대회 3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안산은 남녀 혼성,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특유의 침착함을 유지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첫 혼성 단체전 우승을 이끈 김제덕 등의 활약으로 총 4개의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의 공정한 대표팀 선발 및 운영 시스템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캐리커처 배계규 화백
박준석 김현빈 이성택 손현성 임명수 류호 맹하경 유환구 김창훈 김형준 조영빈 김진욱 허경주 고경석 최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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