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취업하는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라는 임금 감소 요인보다 더 장기적으로 임금 손실에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 대졸 취업자 임금에 미치는 장기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불황기를 겪었던 2009년을 보면, 직장 경력이 0~1년인 근로자의 임금은 8.3% 감소했다. 그러나 연구 모형을 통해 전공 불일치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임금 감소폭은 2.9% 줄어드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경력 6~7년에 접어들어 임금이 7.9% 올랐을 때도, 전공 불일치 요인을 제외할 경우엔 9.2%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공 불일치 비율이 높은 한국은 다른 나라 대비 더 많은 임금 감소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전공 불일치 비율은 50.1%로, 조사에 참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9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이에 한국에서는 전공 불일치 비율이 1%포인트 상승 시 임금이 4.1%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OECD 평균(-2.6%) 대비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직업 선택에 있어 전공 불일치 정도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근로자들이 이직을 통해 전공 활용이 가능한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근로자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 인적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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