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영입, 당 안팎 반응은 '냉랭'
2030 여성의 尹 비호감 해소 '특명'
그야말로 논쟁적인 영입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녹색당 출신 신지예(31)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했다. 직책은 선거대책위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 그는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내걸고 2018년 지방선거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고, 불과 며칠 전까지 국민의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 부위원장은 대번에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진보진영은 신 대표의 초고속 변심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어렵게 잡은 2030세대 남성들이 떠나갈 것"이라며 떨떠름해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논란이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는 신 부위원장이 윤 후보에 대한 2030세대 여성들의 비호감을 허무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2030세대 여성들의 첫 반응은 냉랭했다.
선대위 합류 이유? "윤석열, 만나보니 달랐다"
윤 후보는 자신의 직속기구 새시대준비위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환영식을 열어 신 부위원장 영입을 직접 알렸다. 영입을 주도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도 함께였다.
윤 후보는 “국민이 생각하는 요구와 기대를 폭넓게 들여다보려면 다양한 활동을 해온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신 부위원장은 "윤 후보를 만나보니 편견과는 많이 달랐다"며 "여성 폭력 문제 해결 등 행복추구권에 의지를 보여서 윤 후보를 밀어도 되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환영 못 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 방침 지켜라"
국민의힘은 마냥 환영하지 않았다. 2030세대 남성들을 대변하는 당내 그룹은 신 부위원장을 견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당의 기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하고 교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태경 의원은 “젠더 갈등 격화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을 반대한다"고 썼다.
신 부위원장의 이력도 논란이 됐다. 그는 최근까지 ‘안티 국민의힘’과 ‘안티 윤석열’을 외쳤다. 지난달 이수정 위원장의 국민의힘 영입 당시 "국민의힘은 페미니스트들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언론 기고문에서 “조폭과 양아치 중에 대통령을 뽑아야 하나? 우린 더 나은 대통령을 세울 권리가 있다”고 윤 후보를 힐난하기도 했다.
2030여성 지지 견인? 여성들도 "충격적"
2030세대 여성 지지율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여성들은 그의 국민의힘 행을 '배신'이라고 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신 부위원장 지지를 철회한다는 선언이 쏟아졌다. 그에게 국민의힘으로 끌어들일 강력한 팬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신 부위원장을 영입했다고 2030세대 여성 표심이 곧바로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며 “정책 혼선으로 유권자 입장에선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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