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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는 심장 살리는 ‘관상동맥우회술’ 안전성 크게 높아

입력
2021.12.20 18: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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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는 "관상동맥 질환을 앓는 사람 가운데 스텐트 시술만 고집하는 사람이 없지 않은데 수술인 관상동맥우회술이 오히려 환자 건강에 더 좋을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는 "관상동맥 질환을 앓는 사람 가운데 스텐트 시술만 고집하는 사람이 없지 않은데 수술인 관상동맥우회술이 오히려 환자 건강에 더 좋을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관상동맥(심장혈관)은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이다. 그런데 관상동맥이 콜레스테롤 덩어리 등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가슴이 조이는 느낌, 칼로 베는 것 같은 통증, 답답함 등이 나타나면서 심장에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관상동맥 질환으로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있다. 관상동맥이 좁아진 협심증이라면 가슴이 조이는 가슴 통증(흉통)이 나타나는데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이 사라진다. 반면 관상동맥이 아예 막히는 심근경색은 통증이 5분 이상 계속되면서 심장 근육이 괴사하게 된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이 돌연사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 같은 관상동맥 질환이 경미하면 약물 치료나 관상동맥중재술(스텐트삽입술ㆍ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ㆍPCI)을 시행한다. 반면 상태가 심각하면 막힌 관상동맥 대신 새로운 옆길을 만들어주는 관상동맥우회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ingㆍCABG)’을 시행한다.

‘관상동맥우회술’ 전문가인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196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관상동맥우회술은 사망률이 1%에 그칠 정도로 안전한 수술”이라며 “수술을 권유받았다면 너무 겁먹지 말고 의사 판단을 따르는 게 현명하다”고 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떨 때 받나.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 질환이 의심되면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한다. 관상동맥이 협착됐으면 대부분 스텐트삽입술(시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스텐트삽입술로 관상동맥 질환을 모두 치료할 수는 없다.

관상동맥 석회화가 심해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하면 관상동맥 파열 가능성이 높거나, 관상동맥이 꼬불꼬불해 스텐트 삽입이 불가능하거나, 관상동맥 협착이 여러 곳에서 생겨 스텐트를 너무 많이 넣어 재협착 가능성이 높다면 관상동맥우회술(수술)을 시행한다. 또한 암 수술 등 다른 수술을 해야 하는데 항혈소판제제(아스피린ㆍ클로피도그렐)를 쓰는 스텐트삽입술을 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관상동맥우회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스텐트삽입술(시술)을 막힌 도로를 수리하는 것이라고 보면 관상동맥우회술(수술)은 도로가 손상됐을 때 도로 옆에 우회로를 새로 건설하는 셈이다. 4차선 도로가 손상돼 1차선에만 자동차가 다닌다면, 새로운 4차선 도로를 기존의 손상된 도로 옆에 만들면 자동차가 원활히 운행되는 것처럼 우회 혈관 도관을 이용해 손상된 관상동맥을 돌아가게 만들면 혈액이 심장근육에 충분히 공급돼 심근경색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에 쓰이는 대체 혈관은 환자의 흉골 좌우에 있는 내흉동맥, 다리의 복재정맥, 팔의 요골동맥, 위장 주위의 위대망동맥 등을 이용한다. 이 가운데 내흉동맥이 대체 혈관으로 가장 선호되는데, 내흉동맥을 이용하면 개통률이 10년에 90% 이상일 정도로 높다. 또한 다리의 복재정맥은 관상동맥우회술에 가장 먼저 쓰였고 10년 개통률이 50% 전후로 보고되고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대부분 흉골을 절개해 시행된다. 이 수술법은 모든 심장 부위에 접근할 수 있는 데다 가장 안전하고 통증도 적다. 흉골을 절개하지 않고 내시경이나 수술 로봇을 이용해 왼쪽 내흉동맥을 채취한 뒤 왼쪽 늑골(갈비뼈)을 벌려 수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수술법은 흉골을 절개하는 전통적인 수술법보다 우수하다는 증거가 아직 없고, 통증은 심해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전통적인 수술법은 또한 ‘인공 심폐기(CadioPulmonary BypassㆍCPB)’를 이용해 심장을 뛰지 않게 한 상태에서 수술한다. 하지만 인공 심폐기를 쓰면 대동맥을 막아야 하므로 전신 염증 반응이나 수술 후 출혈 등으로 뇌경색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런 합병증을 줄이려고 최근 인공 심폐기를 쓰지 않고 심장이 계속 뛰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기법(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ㆍoff-pump CABGㆍOPCAB)이 쓰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런 수술 기법으로 90% 정도 수술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으면 1~2일 정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은 뒤 일반 병동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게 된다. 수술 후 1주일 내 90% 정도가 퇴원한다. 퇴원 1주일 뒤에는 외래 진료를 받고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3~6개월에 한 번씩 외래 진료하거나 다른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하면 된다. 또한 퇴원 한 달이 지나면 직장 복귀 등 일상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르면 2주 뒤에 일상생활이 가능하기도 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뒤에도 음주ㆍ흡연ㆍ과식ㆍ운동 부족 같은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다시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에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은 고령이라도 가능한가.

“고령이라면 수술이 어려운 것은 맞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80세 이상 고령 환자도 수술을 많이 시행한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70대 환자의 수술 비중이 20%나 넘는 데다 수술 사망률은 1%, 80대 환자의 수술 사망률은 2.6%에 그쳤다. 최근 연구 결과, 장기 생존율을 제외한 회복과 사망률에 있어 연령별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령 환자의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 더 많을 정도로 별 차이가 없었다.”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생활 속 관리법]

-흡연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요인으로 금연한다.

-식사는 저염식, 덜 기름진 음식 위주로 바꾼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음식 섭취로 복부 비만을 줄인다.

-술로 스트레스를 풀기보다 걷기ㆍ명상 같은 방법으로 해소한다.

-추운 날씨에 외출 시 급격한 체온 저하를 막기 위해 보온에 신경 쓴다.

-가족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으로 심장혈관을 체크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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