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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척' 대신 "나는 꼰대" 쿨하게 인정한 윤석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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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척' 대신 "나는 꼰대" 쿨하게 인정한 윤석열… 왜?

입력
2021.12.16 07:00
수정
2021.12.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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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는 이낙연, 힙합 패션 정세균 역풍만
홍준표, '영감 스타일' 유지에도 청년층 호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토크쇼에 깜짝 참석해 윤희숙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토크쇼에 깜짝 참석해 윤희숙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꼰대’를 자처했다. 표심을 꼭꼭 숨겨둔 2030세대를 잡기 위해 괜히 ‘젊은 척’을 하다 반감만 사느니, 차라리 부족함을 인정하고 “젊은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그래야 진솔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내내 ‘꼰대 스타일’을 유지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젊은층의 호감을 산 것도 공부가 됐다.

윤 후보는 14일 윤희숙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꼰대 이미지가 굉장히 크다고 한다’는 윤 위원장 말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어 “자기가 꼰대인 걸 아는 꼰대 봤느냐”면서 스스로를 변호했지만, ‘윤 후보의 고질병은 마지막에 변명을 붙이는 것’이란 지적에 “오케이. 쿨하게 아임 꼰대(나는 꼰대)”라며 웃어 넘겼다.

청년세대와의 정서적 괴리를 좁히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결국 윤 후보는 해답을 적극적 소통에서 찾았다. 그는 15일 유튜브 채널 ‘석열이형TV’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동반 출연해 쌍방향 소통에 힘썼다. 이남자(20대 남성)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이 대표와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질문에 적극 답하는 등 젊은층에 다가서려 애썼다. 선거대책위원회는 윤 후보가 직접 만든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윤 후보가 결점을 깔끔하게 인정한 건 기성 정치인들의 청년 따라하기 이벤트가 역효과만 낸 사례를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맞춘다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ㆍ롤)’를 체험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힙합 차림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알맹이 없는 ‘청년 위장’에 “젊은이들을 능욕한다”는 냉소만 돌아왔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무조건 ‘2030세대가 좋다, 이해한다’는 식으로 다가가면 그들의 마음을 열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 서울 종로구 E스포츠 롤파크 경기장에서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틱톡에 올린 영상. 국회사진기자단·온라인 캡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 서울 종로구 E스포츠 롤파크 경기장에서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틱톡에 올린 영상. 국회사진기자단·온라인 캡처

반대로 홍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 기간 ‘나이 든 뻣뻣한’ 스타일을 고수하고도 청년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넥타이 색만 바꿀 뿐 늘 정장 차림으로 청년들을 만났고, 온라인으로 소통할 땐 젊은세대는 기억조차 없을 수십 년 전 에피소드와 사자성어를 적극 활용했다. 그런데도 청년들은 ‘홍준표는 2030세대의 얘기를 들어준다’고 열광했고,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윤 후보의 전략도 어디까지나 ‘이미지 메이킹’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2030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주요 후보가 여러 청사진을 내놓고 있지만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모두 떨어진다”며 “청년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부동산ㆍ일자리 문제에 구체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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