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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뽑는 선거냐" vs "영부인은 공인"...김건희씨 둘러싼 '꼬꼬무'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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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뽑는 선거냐" vs "영부인은 공인"...김건희씨 둘러싼 '꼬꼬무' 의혹들

입력
2021.12.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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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각종 의혹 불거져
①허위 경력 부풀리기②논문 표절③주가 조작 등
"퍼스트레이디는 공인, 법적 도덕적 책임 다해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부인 뽑는 선거가 아니지 않으냐."

"퍼스트레이디는 공인이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는 게 도리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대선 정국 한복판으로 들어왔습니다.

공식 등판은 아직이지만, 언론에서 제기한 경력 부풀리기 조작 의혹을 시작으로 시험대에 올랐는데요. 여권은 퍼스트레이디는 공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철저한 도덕성 검증을 벼르고 있고, 국민의힘은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정면 대응하며 '김건희 지키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나섰죠.

논란이 커지자 김건희씨는 의혹 제기 하루 만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며 자세를 낮췄습니다. 그러나 무엇에 대해 왜, 사과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소명은 없어 진정성 논란이 불거졌죠.

처음부터 "기획공세"라고 반발하던 윤 후보도 여론이 악화되자 의혹이 불거진지 사흘 만에 대국민 사과를 내놨는데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논란을 야기한 것 자체만으로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다"면서 고개를 숙였지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은 없었습니다. 김씨 본인의 공식 사과와 해명 역시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 고개는 숙였지만 남은 의혹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 배우자를 향한 신변잡기식 개인사를 캐내는 일은 타당한 검증의 영역도 아니고, 명분도 없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따져볼 필요가 있겠죠.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듯, 후보 부인이라고 예외일수는 없으니까요. 더욱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김건희씨는 곧장 청와대에 입성해 대한민국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퍼스트레이디는 정부 예산과 국민 세금으로 청와대 부속실의 지원과 경호를 받고, 대통령과 함께 공식 행사에도 참석하죠. 거의 모든 해외 순방에도 동행하며, 대한민국 외교사절단의 최일선을 담당합니다.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았지만, 대통령에게 막강한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숨은 권력자. 헌법에 권한과 책임이 적시되진 않았지만, 우리가 퍼스트레이디를 공인이라 부르는 이유일 겁니다.

그래서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투명하게 검증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지금까지 제기된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과 해명들을 정리해봤습니다.




①수원여대 임용 과정, 허위 이력 및 가짜 수상 경력 논란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다."

김건희씨는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임용과정에서 허위 이력과 가짜 수상경력을 써냈다는 YTN 보도에 대해 처음엔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받아야 하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죠.

그러나 허위 경력과 관련된 사문서 위조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범법행위입니다. 김씨는 논란이 일고 있는 지원서를 통해 수원여대 광고영상과에 겸임교수로 채용돼 2007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근무했습니다. 수원여대 겸임교수 경력은 추후 안양대와 국민대 겸임교원으로 임용될 때도 발판이 됐죠.



3년 근무했다는 김건희, 만난 적도 없다는 협회 사람들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청와대 사진기자단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청와대 사진기자단

김씨는 2002년 3월 1일부터 2005년 3월 31일까지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어 냈습니다. 그러나 해당 협회는 2004년 6월에 설립됐습니다. 어찌된 일일까.

김씨의 첫 해명은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였습니다. 본인도 모르겠다는 건데요. 10년도 더 넘은 일,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 있습니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부대변인도 협회 설립 시작 전 재직기간을 적어낸 것에 대해 "착오"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김씨의 재직증명서 발급일은 2006년 6월이었습니다. 협회 일을 그만둔 지 1년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재직 기간을 헷갈렸다는 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죠.

재직증명서 오기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근무 연도에 '2005년'이 아니라 '2005월'이라고 기재돼 있거나, 2006년 발급된 증명서에 2004년을 뜻하는 일련번호(04)가 기재된 것도, 재직증명서에 찍힌 직인이 다르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죠.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1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 "김씨가 수원여대에 제출한 재직증명서 직인이 원본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료를 내고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증명서에 찍힌 회장 직인과 해당 협회가 문체부에 제출한 문서 속 직인이 완전히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실 제공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1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 "김씨가 수원여대에 제출한 재직증명서 직인이 원본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료를 내고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증명서에 찍힌 회장 직인과 해당 협회가 문체부에 제출한 문서 속 직인이 완전히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실 제공

석연치 않은 해명이 거듭되자, 의혹은 재직기간이 아니라 실제 근무 여부로 옮겨붙었습니다. 민주당은 2004년 당시 게임산업협회 이사 등재 명단에 김씨 이름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히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죠.

김씨는 기획이사로 재직한 건 맞느냐는 질문에 "게임산업협회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협회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고, 자신이 몸담았던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죠. 최지현 수석부대변인도 "협회 설립 초기부터 보수 없이 '기획이사' 직함으로 비상근자문활동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협회 사람들의 말은 달랐습니다. 기획팀과 기획이사라는 자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뿐더러, 김씨를 본 적이 없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의문은 커지고 있죠.

김씨는 본인이 기획이사로 일했던 시기가 "김영만 회장 때"였다고 언급했지만, 정작 김영만 회장 측은 김씨가 적은 재직기간 직후인 2005년 4월 취임했죠. 김영만 전 회장 측은 "김씨를 만난 적도 기억에도 없다"고 합니다. 김씨가 적은 재직기간에 회장을 맡았던 김범수 현 카카오이사회 의장 역시 "기억이 없다"는 입장이죠.

이에 대해 윤희석 국민의힘선대위 공보특보는 "협회 설립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렸고, 연관업체가 많고 관계사들이 다수 모이는 상황에서 비상근으로 근무한 사람이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업체가 섞여 일하는 와중에 20여 년 전 김씨의 활동을 모든 사람이 기억하기란 무리라는 반박을 내놓은 것이죠.




수상 작품에 기여했다는 김건희, 관여한 적 없다는 회사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도종환, 권인숙, 서동용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이력서 및 수상경력 해명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도종환, 권인숙, 서동용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이력서 및 수상경력 해명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씨는 2006년 수원여대 광고영상과 겸임교수 초빙지원서류를 내면서 '연구 실적'에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대상'(2004년 8월), '2004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특별상'(2004년 12월), '2006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특별상'(2006년 12월 6일) 등 세 가지 수상 내역을 적어냈습니다.

그러나 해당 작품 수상 주체는 김씨가 아닙니다. 수상자 명단에도 김씨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김씨 역시 이를 인정합니다. 그럼 왜 넣었을까.

"회사 직원들과 같이 작업했기 때문에 넣은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최지현 수석부대변인도 "김건희씨가 회사의 부사장으로서 출품 작품 제작에 깊이 관여하고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회사 경력을 주로 고려하는 '겸임교수직'이었고 한정된 기간에 강의하는 것이어서 '개인 수상'과 '회사에서의 주도적 역할로서의 수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기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당장 "상당한 기여"에 대한 반박이 터져 나왔습니다. 2004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특별상 수상작 제작사인 H업체 대표는 "김씨를 제외한 저희 팀이 이전 회사에서 만든 작품인데, 김씨는 H업체 창립 때 합류했다"며 사실상 김씨가 수상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죠. 회사 수상실적이라는 걸 별도로 명기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도 업체 측에선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②결혼 이후 이력서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풀리기 의혹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도종환, 권인숙, 서동용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이력서 및 수상경력 해명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도종환, 권인숙, 서동용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이력서 및 수상경력 해명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결혼 전 일을 왜 문제 삼냐"는 김씨의 항변에 당장 민주당은 2012년 윤 후보와 결혼 이후에도 김씨가 이력서에 허위 경력을 적어냈다는 의혹을 들고 나왔습니다. 김씨의 허위 경력 기재가 "실수나 착오"가 아니라 "상습"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2013년 6월 안양대 겸임교원 임용을 위해 제출한 이력서를 문제 삼았는데요, 수원여대에서 논란이 됐던 내용이 반복됐습니다.

민주당은 여기에 학력 및 경력 부풀리기 의혹도 새롭게 들고 나왔는데요. 김씨가 안양대에 낸 이력서 학력란에는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졸업으로, 경력란에는 영락고 미술교사로 근무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이 아닌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고, 영락고가 아닌 영락여상에서 미술을 가르쳤다는 게 민주당이 밝힌 부분이죠. 김씨가 수료한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는 학위 논문 없이도 딸 수 있는 과정으로, 서울대는 국회 제출 자료에서 두 개가 분명 다른 학위라고 밝히기도 했죠.

2014년 국민대에 제출한 '비전임교원 임용지원서'에서 김씨는 한국폴리텍1대학 강서캠퍼스에서 부교수로 근무했다는 경력도 기재했는데, 경력증명서에는 부교수 내용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해당 대학은 김씨가 산학겸임교원, 시간강사로 위촉돼 근무했다는 입장이죠. 이에 임시교원 경력을 교원인 부교수로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죠. 민주당은 "김씨의 허위 학력, 경력, 수상 이력 18가지에 대해 하나하나 검증을 해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 2001년 한림성심대학교 강사 임용을 위해 제출한 이력서에 미술 공모전 수상 이력을 허위로 작성한 정황, 2003년 전시회 도록에 '삼성미술관 기획전시' 참여 허위 이력 등 김씨의 경력 부풀리기 관련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이 터져 나오는 상황입니다.




③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윤석열 "표절이면 반납"

지난 9월 17일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 소속의 한 교수가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17일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 소속의 한 교수가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절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받고 있는데요.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영문판에서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번역 표기해 입길에 올랐었죠. 표절률이 43%까지 나온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연구 부정 논란에 휩싸인 상태죠.

대학 자체 규정을 들어 판단을 보류했던 국민대는 재학생과 동문, 교수진의 거센 반발에 결국 검증 작업에 들어갔죠. 결과는 대선을 한 달 앞둔 내년 2월 안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죠.

윤석열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처한테 듣기로는 논문 서머리 영문본(영문초록)에 'maintenance(유지)'를 'Yuji'라고 표현한 과오가 있기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 설명하기는 너무 길어서 말씀을 안 드리겠다"며 "다만 그 논문이 디지털3D에 관한 사실상 실험논문이라 누구 것을 베껴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는데요. 그럼에도 "표절로 나온다면 제 처 성격상 스스로 (학위를) 반납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④주가 조작 '전주' 의혹에 윤석열 "단순 투자자일 뿐, 손해 봤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및 선대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1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의혹과 관련,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항의 방문해 취재진에게 방문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및 선대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1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의혹과 관련,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항의 방문해 취재진에게 방문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 이미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도 있는데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입니다. 김씨는 주가 조작 과정에서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錢主) 구실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2010년 주가 조작 '선수'인 이모씨에게 10억 원이 들어 있는 신한증권 계좌를 맡겼고, 이 계좌가 주가 조작에 쓰였다는 거죠.

쟁점은 김씨가 주가 조작 과정을 인지하고 돈을 맡기며 관여했느냐 여부입니다. 윤석열 후보 측은 이를 부인하며 "단순 투자를 맡겼다가 손해를 봤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죠.

윤 후보도 직접 목소리를 냈습니다. 관훈클럽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나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고판 거래 일자가 며칠에 불과하고, 시세 조종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소액의 오르내림이 있었다"며 "조금 비쌀 때 사서 쌀 때 매각한 게 많아 수천만 원 손해를 봤다"고 반박했죠.

그러면서 김씨의 결백을 단언했습니다. "이 (의혹) 사건의 단서가 됐던 부분에 대해 다 공개했고, 검찰이 1년 반 동안 계좌를 전부 열어봤는데, 만약 (아내의) 시세 조종 공범 혐의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경선 때 기소했을 것"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죠. 그러나 김씨에 대한 검찰 조사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밖에도 ⑤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불법 협찬 의혹' 사건도 있죠. 일단 검찰은 김씨와 윤 후보가 2016년 12월~2017년 3월 예술의전당에서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전(展)’ 전시회를 열어 기업들의 부당한 협찬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는데요. 공소시효가 남은 나머지 전시회 협찬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일부 무혐의 처분에 대해 민주당에선 눈치 보기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일부 수사를 남겨 놓은 걸 두고 선거 개입 의도냐고 반발하며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죠.




스스로 "가식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던 김건희, 책임감 보여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면서 취재진이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는 모습. 오대근 기자,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면서 취재진이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는 모습. 오대근 기자, 연합뉴스

"그 시간에 정말 노력했고, 악착같이 살아왔다. 진짜 간절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쉽게 안 살았다." 김씨가 과거 유흥업소 접객원으로 일했다는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며 쏟아낸 말입니다.

김씨 말대로,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쌓으려 애써온 걸로 보입니다. 작가로서 작품을 선보이거나, 교원으로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기업인으로서 외국의 유명 전시를 유치하고 기획하는 문화콘텐츠 회사를 운영하기까지. "자기 일에 진심인 분"(금태섭 국민의힘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이라는 평가마저 나오니 말이죠.

그러나 본인이 아무리 열성을 다했다고 해도, 경력을 부풀리고 조작해 부당하게 지위와 기회를 얻어나갔다면, 이는 엄연한 사문서 위조 범죄일 뿐 아니라 타인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윤리적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의혹인 논문 표절은 학계 연구 윤리를 해치는 위법이고, 주가 조작도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범죄입니다.

김씨는 스스로 "가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억울해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검증받고, 그에 맞는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는 게 "쉽게 살아오지 않은" 본인 삶에 떳떳한, 진짜 가식 없는 모습 아닐까요.

대통령이라는 최고권력자 자리에 출마하기 위해 국민 앞에 나선 대선 후보 부인이라면 그 책임은 더 막중해집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을 겨냥했던 윤석열 후보의 말대로, "원래 선거라는 건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가족사업)'"이니까요.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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