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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약촌오거리 사건' 사과한 김훈영 검사에 "용기 있는 일"

입력
2021.12.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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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 누명 억울한 옥살이 피해자 찾아가 사과
“검사 개인 사과는 처음… 검찰 조직문화 변화”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김훈영 검사가 억울하게 옥살이했던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사과한 것을 두고 "매우 용기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사 개인이 과오를 사과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며 "과거 문무일 검찰총장이 기관 대표자로서 사과한 일이 있었는데, 검사가 진실된 사과를 하는 것은 검찰 조직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자신이 과거 배석판사로 참여했던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언급하며 "저도 주심이 아닌 배석판사였는데 오심 사건의 피해자 분들을 만나 사과 드렸다"고 회상했다.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서 벌어진 강도치사 사건 당시, 범인으로 지목돼 형사처벌된 피해자 3명은 17년 뒤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전주지법 합의부 배석판사로 1심 판결문에 이름을 올렸던 박 장관은 2017년 2월 피해자들을 국회에서 만나 오심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장관은 "그 과정이 쉽지는 않으나 공적으로 나라 일을 한다는 것은 책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그런 책임의 일단으로서 사과하는 것은 매우 용기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훈영 검사가 사과한 '약촌오거리 사건'은 2000년 8월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목격자였던 최씨는 범인으로 지목돼 15세 나이에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 김훈영 검사는 최씨를 직접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는 아니지만, 2006년 진범을 조사하고도 무혐의 처분을 내려 최씨의 억울함을 밝혀내지 못했다.

10년 옥살이를 마치고 2010년 출소한 최씨는 재심을 통해 2016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진범은 구속기소돼 징역 15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최씨는 무죄가 확정되자 국가와 익산경찰서 이모 반장, 김훈영 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승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훈영 검사는 올해 8월 14일 최씨가 살고 있는 전주를 직접 찾아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검사로서 진범을 밝혀내 처벌함으로써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김 검사는 "내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했고, 내 처분으로 가슴 아파했을 최씨에게 사과하는 게 맞다고 봤다"며 "검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고, 한 인간이 고통받은 데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사과해야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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