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14세 소녀, 국제 환경 행사 연사로
COP26 열린 영국에서 '기후 정의' 시위 동참
"쓰레기 도로 가져가라" 트럼프에게 편지도
환경의 소중함, 현장 학습시킨 부모 영향
인도네시아의 14세 소녀가 세계적인 '미세 플라스틱 문제 해결 활동가'로 나섰다. 그는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당신네 쓰레기를 도로 가져가라"는 친필 항의 편지로 이름을 알렸다.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떠오르게 한다.
13일 CNN인도네시아에 따르면 동부자바주(州) 그르식(Gresik)에 살고 있는 중학생 애스니나양은 10월 말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21플라스틱건강정상회의(Plastic Health Summit)'에 차세대 연사로 초청받았다. 처음 열린 이번 대규모 국제 행사는 광범위한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네덜란드 환경단체 '플라스틱수프재단(Plastic Soup Foundation)'이 마련했다.
애칭이 '니나'인 이 여중생은 그의 아버지가 설립한 환경보호단체 에코톤(ECOTON)의 대표로 회의에 참석했다. 에코톤은 그르식과 동부자바의 주도 수라바야 일대 오염된 강들을 살리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니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 영국 글래스고도 방문해 활동가들과 함께 '기후 정의'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 방문 등 현장에서 얻은 견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환경을 지키고 살려야 한다는 니나의 소신은 어릴 때부터 그의 부모가 심어줬다. 니나의 부모는 쓰레기로 오염된 강을 함께 둘러보며 딸에게 환경 파괴의 실태를 보여주고 환경의 가치를 가르쳤다.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수입된 유독성 폐기물과 플라스틱 쓰레기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니나는 인도네시아에 쓰레기를 수출하는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4개국 대사관에 서신을 보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한국일보 2019년 7월 16일 28면).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받는 고래와 거북, 갈매기 등 동물들의 참상으로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풀어나갔다. 그러면서 '왜 항상 당신의 쓰레기를 우리나라에 수출하나, 당신의 쓰레기를 왜 직접 처리하지 않나, 당신의 쓰레기로 인한 피해를 우리가 당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나의 꿈은 인도네시아의 강이 다시 깨끗해지고 해변이 다시 아름다워지는 것'이라며 '제발 당신의 쓰레기 수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니나는 SNS에 플라스틱의 종류부터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미세 플라스틱 관련 정보를 적극 공유하고 있다. 환경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 개 대륙 네 명의 소녀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후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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