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수급지수 100 밑돌아 공급 우위
전세 매물 쌓이는데 신규 수요 없어
실거래가 하락 단지도 곳곳서 등장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인 데 이어 전세시장도 26개월 만에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 전셋값 급등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신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100.0)보다 0.9포인트 떨어져 99.1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간 건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우위를 의미한다.
최근 전세시장은 수요가 줄어들며 매물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 7월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가격이 치솟은 상태에서 강력한 대출 규제까지 겹쳐 세입자의 이동 수요가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을 보면 올해 초 1만7,200건에서 이달 10일 기준 3만1,375건으로 늘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가격이 너무 올라 세입자가 들어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전세 물량은 쌓이고 있는데 대출 규제로 인해 수요가 없어 거래 절벽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규 계약 물량의 실거래가 하락 사례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마포구의 A단지는 지난 8월 11억2,000만 원에서 11월 10억8,000만 원, 강북구의 B단지는 9월 5억7,000만 원에서 11월 4억9,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경기 안양시는 주간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이 2주 연속 하락했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도 6주 연속 하락세를 감안할 때 이달 중에 기준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전세수급지수는 전주 100.2에서 소폭 하락해 100.0으로 정확히 기준선에 걸쳤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5주 연속 떨어져 101.4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98.0)보다 떨어진 96.4를 기록하며 4주째 기준선을 밑돌았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도 98.2로 전주(99.3)에 이어 2주 연속 공급 우위를 보였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100.1에서 이번주 99.2로 하락해 지난해 6월 22일(99.9) 이후 약 1년 반 만에 기준선 밑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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