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킹 압둘라지즈 낙타 축제'서 논란
낙타에 보톡스·필러 주입해 코와 입 부풀려
해당 낙타들 실격... 당국 "관련자 엄중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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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달 초 개막한 '낙타 미모경연대회'에 참가한 낙타 40여 마리가 무더기로 실격 처리됐다. 수백억 원의 상금을 노린 낙타주들이 우승을 위해 낙타들을 상대로 보톡스 주사 등 성형 시술을 했기 때문이다. 대회 규정상 낙타의 성형 시술은 부정행위에 해당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킹 압둘아지즈 낙타 축제'의 일환인 낙타 미모경연대회 도중 43마리의 낙타가 성형 시술 또는 수술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낙타주들은 보톡스 시술로 낙타의 입술 및 코를 부풀리거나, 낙타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호르몬제를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타 얼굴에 필러를 사용한 흔적도 발견됐다. 대회에 참가하는 낙타의 미용 목적 수술 및 시술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수만 마리의 낙타가 참가하는 이 축제에서 미모경연대회는 낙타 경주 대회와 함께, 상금이 총 6,600만 달러(약 775억 원)에 달하는 주요 행사다. 대회 심사위원들은 출전한 낙타의 머리와 혹, 착장, 자세 등을 보고 승자를 정한다.
그러나 경쟁이 과열되면서, 동물 학대 논란도 꾸준히 제기됐다. 2018년 낙타 미모경연대회에 참가한 한 낙타주가 낙타 입술에 보톡스를 주입했다가, 해당 낙타의 입술이 터진 적도 있었다. 당시 동물보호단체는 "상금을 타기 위해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건 낙타를 학대하는 행위"라며 관련 규정 마련을 촉구했다. 이후 성형수술 금지 규정이 마련됐다. 이번에도 논란이 일자 사우디 당국은 “낙타의 미용을 위한 모든 조작과 속임수를 중단시킬 것이며, 이를 위반한 참가자들은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킹 압둘라지즈 낙타 축제'는 왕실 후원하에 아랍 유목민인 베두인족의 전통을 계승하고, 낙타의 역할을 알리기 위해 한 달간 열리는 최대 연례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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