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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문제 논의' 나토-러시아 협상 추진... 전운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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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문제 논의' 나토-러시아 협상 추진... 전운은 여전

입력
2021.12.09 19: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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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에 '외교 협상' 제안하고 나서
미군의 우크라 파병엔 "카드에 없다" 선 그어
푸틴, '우크라 침공설' 묻자 "도발적 질문" 일축
英국방 "2차대전 후 최악 시나리오 닥칠 수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6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 창설 30주년 기념 행진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크라마토르스크=AP 뉴시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6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 창설 30주년 기념 행진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크라마토르스크=AP 뉴시스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대립 중인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다수가 참여하는 '외교 협상'을 추진하고 나섰다. 내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 탓에 이 지역 전운(戰雲)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와 나토가 전면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대화 테이블을 제안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한발 양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양측 간 대립과 불신이 워낙 쌓여 있는 터라 극적 타협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매우 솔직했고 완곡한 어법은 없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 러시아에 대한 대대적 경제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군사적 개입 여부에 대해선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일방적으로 (미국이) 무력을 사용할 계획은 지금 당장 나의 카드에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 대신 ‘협상’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의 주요 회원국 4곳이 참여하는 고위급 협상 계획을 10일까지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우리가 러시아의 우려(와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지 모색하려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의 나토 회원국, 러시아 등이 머리를 맞대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가입’ 문제를 논의해 보자는 뜻이다. 푸틴 대통령도 “안보 관련 제안서 초안을 일주일 안에 미국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의 동진(東進), 다시 말해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품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온 핵심 원인이다. 냉전 시절 옛 소련 견제 목적으로 창설된 나토는 소련 붕괴 이후에도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워 왔다. 러시아와의 합병을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조지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건 당연했다. 특히 2008년에는 우크라이나에 ‘나토 회원국 가입’을 약속했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우크라이나를 ‘잃어버린 옛 영토’로 여기는 러시아로선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정식 회원국이 될 경우, 러시아의 코앞에 나토군 병력이 주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로런스 프리드먼 영국 킹스칼리지 군사학 명예교수는 NYT에 “2008년 나토가 ‘회원국 가입’ 약속 대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3년 전 나토의 한마디가 지금의 긴장 상태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이번 협상 제안이 유의미한 결실을 낳을지는 불투명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인가’라는 물음에 “도발적 질문”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 “우리는 중장기적으로 자국 안보를 확보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일단 부인하면서도, 서방이 러시아 안보를 위협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나토도 강경한 입장이다.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6일 나토 지휘관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최악의 시나리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볼 수 없었던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유럽 동구권 국가의 한 고위 관리는 FT에 “(러시아와) 타협을 위한 대화는 그 뿌리부터 잘라야 한다”며 미국의 협상 시도를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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