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정 13일 중 12번 시장 방문
즉석 연설 통한 '입소문 효과' 쏠쏠
온누리상품권 이용해 정책 홍보도
'12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제껏 4차례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지역 순회에서 전통시장을 찾은 횟수다. 총 13일의 매타버스 일정 동안 하루에 한번꼴로 전통시장을 찾은 셈이다. 전북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5일엔 하루에만 전통시장 3곳을 찾았고 지난달 26~29일 광주·전남 방문에선 매일 첫 공개 일정을 전통시장 방문으로 시작할 정도로 상대 후보들에 비해 이 후보의 '시장 사랑'은 남다르다.
선거철 정치인들의 필수코스인 '먹방'은 하지 않는다. 대신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전통시장에서 연출하는 등 콘텐츠 차별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달 9일 부인 김혜경씨의 낙상사고 이후, 이 후보가 12일 울산 중앙전통시장을 찾아 "아내가 참 좋아한다"며 뻥튀기를 사고 "장모님 선물"이라며 신발을 사며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대표적이다.
①즉석 연설로 입소문 효과 ②지역화폐 정책 홍보
특히 이 후보가 전통시장 방문을 노리는 효과로는 ①즉석 연설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과 ②지역화폐 등 소상공인 표심을 겨냥한 '이재명표 정책' 홍보다.
이 후보는 전통시장에 가면 간이 단상을 만들어 즉석연설을 한다. 단순히 지역 표심을 구애하는 수준을 벗어나, 이 후보 본인이 원하는 핵심 메시지를 '처음으로'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지난달 27일 전남 장흥 토요시장을 찾아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무능·무식·무당의 3무 후보"라고 비판했고, 4일 전북 군산 공설시장에선 "출신이 비천해서 주변을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며 어려웠던 가족사를 스스로 밝히며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만큼 마이크나 확성기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입소문 효과가 꽤 있다고 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8일 "이 후보가 2016년 촛불집회 당시 인기를 모은 것도 즉석연설 덕택이었다"고 말했다.
현금 대신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도 이 후보의 전통시장 방문 공식 중 하나다. 이 후보 측은 전통시장 방문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구애하는 '이재명표 정책'을 적절히 홍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지역화폐 확대를 주장했는데, 이를 알리는 데에는 전통시장만큼 적합한 곳도 없다"고 했다.
다만 선대위 내에선 이 후보가 전통시장에서 내놓고 있는 강경한 메시지가 상대에게 역공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지자들 앞에서 언론을 비난하는 등의 메시지는 오히려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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