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희망 메시지 빠르게 전파됐으면"
14개 기부·나눔단체 등 청와대 초청해 격려
"가난과 함께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김밥을 팔아 돈을 모으는 대로 기부해 왔습니다. 기부를 하니 걱정도 싹 사라지고 즐겁습니다."
3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박춘자(92) 할머니가 50여 년간 기부를 해온 사연을 이렇게 소개했다 박 할머니는 남한산성 길목에서 김밥을 팔아서 모은 전 재산 6억5,000만 원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에 기부했다. 궁핍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온 할머니의 사연은 참석자 모두를 숙연케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2021 기부·나눔단체 초청 행사를 열고 국내외 14개 기부·나눔단체의 관계자는 물론 박 할머니와 같은 기부자 등 22명을 초청해 격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꺼지지 않은 온기를 이어온 이들을 응원하고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 확산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행사장에선 '나눔의 대화'가 이어졌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우며 푸르메재단에 30억 원 상당의 농원 부지를 기부한 장춘순(64)씨는 "발달장애인에게 희망이 되는 농장을 만들고자 농사 짓던 땅을 기부했다"며 "장애인도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곳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홍보대사인 배우 이혜숙씨는 "아프리카 봉사활동에서 만난 핫산이라는 친구는 저와 굿네이버스를 만나 휠체어가 생기고 학교에 갈 수 있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도우면 전 세계 어려운 아이들의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기부와 나눔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분들"이라며 "연못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 그리며 퍼져나가듯, 선행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빠르게 전파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여사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어려운 분들에게 더 많은 빛이 비추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세군, 굿네이버스, 대한결핵협회, 대한적십자사, 바보의나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유니세프, 전국재해구호협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푸드뱅크, 푸르메재단, 한국해비타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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