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천연가스·석탄 등 화석연료 가격 급등
경기 회복 수요에 더해 구조적인 영향
"탄소중립 추진으로 가격 인상 장기화될 수도"
에너지 전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추진한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린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탄소중립 정책이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장기화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21일 한은이 발표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최근 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코로나19 이전(2019년 평균) 대비 약 30% 상승했다. 다른 화석연료인 석탄과 천연가스 역시 사상 최고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에너지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석탄은 신흥국의 탄소배출 저감 정책과 맞물려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국가들이 정책적으로 탄소중립을 표방하면서 석탄산업 구조조정 등 석탄의 생산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수요는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도 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석탄 대체용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한은은 에너지 가격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경기 회복과정에서 불거진 수급불균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추진한 탄소중립정책도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특히 탄소중립 정책으로 최근 불거진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한은은 "에너지 가격 인상은 내년 초부터 완화될 수 있지만 부실한 탄소중립 정책이 추진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며 "탄소중립 추진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에너지가격 상승이 장기화되고, 예상치 못한 수급불균형이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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