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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적' 우울증, 어떻게 이길까?

입력
2021.11.20 21:58
수정
2021.11.2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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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건강 칼럼] 오강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65세 이후 신체적 노화와 함께 흔히 겪는 심리적 문제는 우울이다. 우울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나이를 불문하고 상실이라고 할 수 있다.

노년기는 상실의 시기이기도 하다. 젊음을 잃고 건강을 해치기 쉬우며, 직업에서 물러나거나 주변의 많은 대인ㆍ인간관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은 누구나 일정 시기에 어느 정도 우울감을 경험한다. 그러나 단순 우울감에서 그치지 않고 ‘우울증’이라는 병으로 진행되면 심각한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울증과 관련된 대표적인 병이 암이다. 이전에는 암에 걸려 2차적으로 우울증이 오거나 항암제 부작용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암과 우울증이 같은 경로를 통하여 발병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심지어 우울증 발병 후 잘 치료되지 않은 사람들이 후에 암 발병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우울증 동반 여부는 암의 예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울증이 동반되면 여러 가지 메커니즘으로 예후가 나빠진다.

또, 많은 연구들이 우울증이 치료되지 않고 진행되면 그런 질환을 겪지 않은 사람보다 몇 배나 더 많이 치매에 걸린다고 보고하고 있다. 치매의 주요 위험 인자로 우울증을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노년기 각종 질환 및 낙상으로 인한 골절도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신체 질환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인데, 신체 질환으로 인한 뇌 내 대사 변화가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활동 제약, 부족한 영양 섭취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활동에 심한 제약을 줘 우울증 원인이 된다. 우울증이 동반되면 치료는 더욱 힘들어진다.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만 저조한 것이 아니라 기억력 등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켜 정확한 약물 복용을 힘들게 하고 질병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노년기 자살의 큰 원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은 무망감(無望感ㆍ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느낌), 무조감(無助感ㆍ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따라서 노년기 우울증을 막는 것이 건강 장수에도 매우 중요하다.

노년기 우울증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활 수칙이 필요하다. 우선, 충분한 영양 섭취다.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한데, 탄수화물ㆍ단백질은 물론 적당량의 지방 섭취도 필요하다. 살찌는 것을 걱정하는 분도 있지만, 노년기에는 비만보다 영양 부족이 더 흔하다. 영양 부족은 뇌 신진대사를 줄여 우울증 원인이 되기도 한다.

두 번째로 충분한 수면이다. 충분한 수면은 반드시 많은 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 따라 하루에 필요한 수면 시간이 다르다. 다음날 졸려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자면 된다.

따라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하루 일정 시간 잠자는 시간을 정해 놓고 잠자는 것이 필요하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자려고 하기보다 다른 방에 나와 쉬다가 졸리면 다시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아침 정해진 시간에 침실을 나오는 등의 수면 위생을 지키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금연과 절주다. 담배 속 니코틴은 그 자체가 불안이나 불면의 원인이 된다. 술의 알코올은 뇌세포를 파괴해 우울증은 물론 치매 원인이 될 수 있다.

담배를 피운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끊는 것이 좋고, 음주는 한 번에 1~2잔 이하로 줄여야 한다.

네 번째는 정기적인 대인ㆍ인간관계의 유지다. 독거 노인들이 우울증에 잘 걸리는 것은 대인관계의 자극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외감ㆍ고독감은 우울증의 또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집에만 있지 말고 집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접촉하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

다섯 번째는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다.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는 점점 쇠약해지고 쉽게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뇌의 신진대사를 돕기 위한 방법으로 걷기, 고정된 자전거 타기 등이 있다. 운동이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

마지막으로 햇빛을 쬐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다. 우울증 치료 방법 가운데 밝은 빛을 쬐는 광(光)치료가 있다. 밝은 햇빛을 받으면 어느 정도 치료 효과가 있다. 미세 먼지는 그 자체가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먼지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중요하다.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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