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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합당 앞서 비례대표제 오용부터 사과를

입력
2021.11.1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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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국회 열린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최강욱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오대근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국회 열린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최강욱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18일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조만간 통합 시기와 방식 등을 두고 실무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169석, 열린민주당은 3석으로 합당 시 172석으로 늘어나게 된다.

열린민주당은 ‘매운맛 민주당’이란 별칭처럼 더불어민주당과 성향이나 지지층이 거의 겹쳐 양당의 합당은 사실 예정된 수순에 가깝다. 대선을 앞두고 진보 진영 결집을 위해 합당이 추진되는 모양새지만, 열린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존속할 기반이나 이유 자체가 그다지 없었던 상황이다.

이번 합당 결정으로 지난해 4·15총선에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을 틈타 만들어졌던 비례대표 위성정당들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는 의미가 더 크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이 정식으로 인정한 비례대표 정당은 아니지만, 민주당 뿌리에서 나온 위성정당 성격을 띠었다. 공식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지난해 총선이 끝난 뒤 각각 민주당,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합당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회 구성의 다양성과 비례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기술적 허점에다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얽혀 오히려 거대 양당이 몸집을 더 키우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만 것이다. 더군다나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해 탈당한 뒤 열린민주당 공천을 받았던 김의겸 의원의 경우를 보면 공천 탈락자들이 국회에 입성하는 우회로 역할도 한 셈이다. 이번 합당은 이 같은 제도적 허점이 만든 기괴한 정당 구조에 일종의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맥락을 고려하면 양당은 합당 추진에 앞서 정치적 과오에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게 순리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꼼수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사과 하면서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두 당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향후 개편 방향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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