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대로" 이뤄진다 믿는 안보현의 '마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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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대로" 이뤄진다 믿는 안보현의 '마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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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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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를 모르는 사나이, 안보현은 말의 힘을 믿는 배우다. '말하는 대로 된다'고 스스로 되새기며 힘을 얻는다고 했다.

지난해 '이태원 클라쓰'로 만났던 안보현을 최근 다시 만났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과 tvN '유미의 세포들'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 그는 부쩍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안보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한 가지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는 안보현은 수직 상승한 인기에도 들뜸 없이 차분한 태도로 일관했다.

'유미의 세포들' 구웅은 뼛속까지 공대생으로 단순하지만 담백함이 매력인 캐릭터다. 일과 사랑에서는 순수함과 진솔함으로 완전무장한 직진남이다.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을 자랑한 안보현은 '현실 남친'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여성 시청자들에 설렘을 선사했다.

반면 '마이네임'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마약수사대 에이스 형사 필도로 분했다. 복싱선수 출신인 안보현은 월등한 체력을 자랑하며 액션 누아르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이하 안보현과의 일문일답.

안보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요즘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나?

하하. 크게 인기를 실감하진 않아요. 그런데 최근에 '마이네임'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관객들을 실제로 오랜만에 봤어요. 저 때문에 오신 건 아니지만, 그분들이 극 중 이름이나 '유미의 세포들' 극 중 이름을 불러주고 하니까 그때 실감한 거 같아요. SNS에서 태그를 걸어주거나 댓글 이런 것들이 많이 늘어나서 조금은 실감하고 있습니다.

-팔로워 수도 늘었을 듯한데.

맞아요. 앞자리가 바뀌었어요. 많은 팬분들이 노력해주는 건데 날짜별로 변한 걸 태그해주더라고요. 조금씩 팔로워가 늘어나는 걸 올려주는데 저도 몰랐어요. 최근에 2백만으로 바뀌면서 확실히 알게 됐죠.

-'유미의 세포들' 김고은 배우와 호흡은 어땠는지.

실제로 워낙 다작을 한 분이잖아요. 그런데 현장에서 보니 김고은이 아닌 김유미가 되어 있어서, 정말 이입이 잘 됐어요. 연기 스펙트럼이 워낙 넓다 보니까, 저보다 나이는 세 살 어리지만 배울 게 많았습니다. 웅이에 집중할 수 있게 잘 이끌어준 거 같아서 고맙고 케미가 잘 산 거 같아요.

-싱크로율이 높다는 평이 많았는데 본인 생각은?

원작이 워낙 강력하잖아요. 처음 감독님, 작가님과 미팅했을 때 원작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이태원 클라쓰' 하면서 느낀 것도 있고, '유미의 세포들' 팬덤이 어마어마하니까... 남친 중에 제가 첫번째 시작을 하기 때문에 보신 분들의 기대치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구웅의 시그니처라 생각되는 수염이나 까만 피부, 긴 머리, 슬리퍼 이걸 걸 가져가지 않으면 안될 거 같다고 생각했고요. 사실 처음엔 제 모습이 너무 꼴보기 싫더라고요. 하하. '이건 어떤 여자가 봐도 싫어할 비주얼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캐릭터에 이입하려 하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보시고 좋아해주셔서 큰 힘이 됐죠.

-퇴장이 정해진 역을 하는 기분은 어떤지.

이별신에서 원작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데 굳이 따라가야 하나 싶었죠. 저도 웅이를 좋아하고, 팔이 안으로 굽다 보니까 그런 생각을 한 거 같아요. 시즌 1로 끝날 건 아니라 생각했고... 웅이가 애틋하지만 헤어짐으로 인해서 더 재미있어지고 또다른 캐릭터가 나타나면서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더라고요.

-혹시 웅이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을까?

답장을 'ㅇㅇ' 보내는 건 굳이 이 장면이 필요할까 싶고 하기 싫었어요. 하하. 내가 봐도 이거 아닌 거 같은데? 데이트 잘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됐고요. 드라마적인 부분이니 이해를 하는 거지, 해병대 바지나 슬리퍼 용납이 안되죠. 소개팅에서 제 지인이 그랬으면 옷을 사 입힐 정도예요. 맛집에 가서 줄 안 서고 그런 부분도... 사실 저는 궁금해하고 같이 가는 스타일인데,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웠죠.

-그렇다면 안보현의 문자 스타일은?

실제로는 단답으로는 안 보내요. 'ㅋ'이나 'ㅎ'를 하나만 쓰는 걸 싫어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하나 이상 해야 한다고 해서 깨우친 부분이죠. 문자를 무성의하게 하진 않는 거 같아요.

안보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연애스타일도 궁금하다.

맛있는 게 있으면 여자친구에게 사주고 싶고, 좋아하는 걸 보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웅이와 비슷한 부분은 아픔이나 상처 공유를 잘 안 한다는 점이죠. 혼자 가지고 있어요. '과연 공유한다고 나아질까' 그 생각은 지금도 같아요. 물론 두 배가 될 수도, 반이 될 수도 있는데 괜히 걱정 끼치거나 신경 쓰이게 만드는 부분인 거 같아서 상처나 아픔은 최대한 공유를 안 하려고 해요. 그러고 보면 답답한 부분이 비슷한 거 같기도 하네요.

-드라마를 접한 주위 반응은 어땠나.

제 지인들이나 가족은 걱정이 컸나봐요. '유미의 세포들'을 본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제 동생이 좀 딱딱함의 끝판왕이거든요. 여동생인데, 제가 이 일을 하는 걸 탐탁지 않아 해요. 딱히 좋아하지도, 응원도 안 하죠. '유미의 세포들'에서 구웅 역을 한다고 하니까 놀라더라고요. '오빠는 못할 거 같다. 욕 엄청 먹겠다' 걱정했죠. 그런데 11회쯤 되서 연락이 오더니 '이게 되네?'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가족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조금 인정 받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여동생이 '이태원 클라쓰' 때는 저를 그렇게 싫어하는 거에요. 박새로이를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재수없다' '싫다' 하다가 '유미의 세포들'에 나오는 제 모습에서 짠함도 느껴지고 슬프기도 하고 찡함을 느끼는 게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하하하.

-어떤 세포가 가장 좋았나.

응큼 세포를 보면서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구나' 했고, 대장 세포는 너무 웃겼어요. 사랑, 감성 세포나 문지기 친구들 이런 것도 신선했죠. 패션 세포도 있고 이런 것들이 내 안에 공존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신기해요. 저는 감성 세포가 좀 발달한 거 같아요. 외적인 느낌이랑 다르게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거든요.

-'마이네임'과 공개 시점이 비슷해서 걱정이 되진 않았나.

우려는 전혀 없었어요. 다른 플랫폼이고, 외국인 분들 같은 경우는 제가 그 역할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런 점은 배우로서 좋았어요. '필도가 구웅이다'라는 것에 놀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요. 배우로서 변신을 한 거 같아서 좋기도 했어요. 다양한 색을 보여줄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폭주기관차 필도와 할 말을 못 하는 답답한 구웅, 명확히 캐릭터가 다르니까 그런 부분이 좋았어요.

-배우로서 지난 시간들을 평가한다면?

사실 '데뷔 5년 차'라는 건 수정해야 해요. 정확하게는 올해 8년 정도 됐어요.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두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어요. 작은 역부터 쉬지 않고 했어요. 제 안에서는 성장을 한 거 같아요. 감사하기도 하고 부모님이 미안해하시는 부분도 있고요. 혼자 힘은 아니지만 버텼다는 자체에 조금은 뿌듯함도 있습니다. 앞으로 할 게 더 많다 보니까 기대도 되고요. 올해는 작품 두 개가 같이 나와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열일'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90%는 운인 거 같아요. 사람 죽으라는 법 없더라고요. 두 달 정도 쉬면 불안해요. 두 달이 세 달 되고 2년이 될 수도 있으니까... 오디션에 떨어질 수도 있고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래서 겁이 나고 걱정하며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두 달이 두 달로 끝나게끔 항상 오디션에 붙고, 만약 떨어져도 다른 오디션에 합격하고. 속으론 '죽으란 법은 없나 보다' 하고 생각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70점 정도요. 열심히 노력한 것만 생각해서.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에요. 제가 연기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지금도 재밌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과정이 재미가 있어요. 만족도 점수는 일부러 박하게 주는 게 아니라 딱 그 정도인 거 같아서예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하는 것도 강하고요. 작은 역할, 단역을 할 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비슷해요. 책임감이 더 생겨서. 현재는 불안 세포가 공존하는데 떨쳐버리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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