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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서만 팔라는데... "요소수가 없는데 어떻게 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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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서만 팔라는데... "요소수가 없는데 어떻게 팔죠?"

입력
2021.11.12 13:30
수정
2021.11.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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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요소·요소수 판매처 주유소로 제한하는 조치
마스크 때처럼 판매 현황 관리 가능한 시스템 없어
주유소들은 "물량 확보 안 된채 판매하라니" 불만


11일 정부가 군으로부터 확보한 요소수를 화물차량에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전남 광양시 광양항 인근의 한 주유소 진입로에 화물차 수십 대가 꼬리를 물고 서 있다. 연합뉴스

11일 정부가 군으로부터 확보한 요소수를 화물차량에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전남 광양시 광양항 인근의 한 주유소 진입로에 화물차 수십 대가 꼬리를 물고 서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요소수 판매처를 주유소로 제한해 관리하겠다고 나섰지만 한 차량이 여러 곳의 주유소를 돌며 사재기하는 현상까지 막을 수 있을지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작 전국의 주유소협회는 판매할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항의만 듣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11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요소수 판매처를 전국 주유소로 지정했다며 "다만 수급에 따라서 일부 주유소는 단계적으로 또는 일시적으로 곤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요소와 요소수 판매처를 주유소로 한정하는 내용의 '긴급수급조), 화물‧승합차와 건설기계, 농기계 등은 최대 30리터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사재기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차량으로 여러 군데의 주유소를 돌며 반복 구매를 할 수도 있고, 가족 구성원들이 한 명씩 주유소를 방문해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정책실장은 "주유소에서 판매할 때 구매자의 신분증이나 차량등록증을 확인하고 판매하도록 할 것"이라며 "또 차량에 80% 정도 채워놨다고 하는 경우에는 판매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 Q&A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 Q&A


"'마스크 대란' 때처럼... 주유소, 판매 현황 전산시스템 없어"

지난해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될 당시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될 당시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예전 '마스크 대란'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약국들은 마스크 판매를 위한 5부제 등 시행이 가능한 까다로운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반면 주유소는 요소수 판매 현황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정책실장은 "전국 1만1,000여 개의 주유소에는 약국 같은 전산시스템이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며 "그래서 환경부는 범부처 합동으로 신고제도를 운영하는 등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만약 사재기가 발생한다면 2차 조치로서 차량을 가져와서 직접 주입하는 경우로 다시 한번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김 정책실장은 '정부가 요소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차량용 요소나 요소수의 유통 상태에서 제보를 보면 한 달치 정도 분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계약했지만 통관이 지연 중인 것만 1만8,700톤인데 그중 1만 톤 정도는 차량용이며, 베트남에서 5,200톤, 국내에서 수입해 가지고 있던 2,000톤 등 다 합치면 한 달분에다 추가로 3개월분이 확보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3,4개월 정도 분량이면 충분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은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주유소협회 "현장에선 요소수 구할 수 없어 혼란만"

전국에 요소수 품귀 사태가 빚어져 군 당국이 군 비축용 요소수를 민간에 대여한 11일 오전 인천시 중구 한 주유소에 군 비축용 요소수가 공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요소수 품귀 사태가 빚어져 군 당국이 군 비축용 요소수를 민간에 대여한 11일 오전 인천시 중구 한 주유소에 군 비축용 요소수가 공급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날 정부의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임을 드러냈다.

협회는 "긴급수급조정조치로 주유소를 요소수 판매처로 일원화한다는 이야기를 당일에 처음 들었다"며 "정작 주유소들이 판매할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정부의 발표 이후 소비자들이 주유소를 방문했지만 요소수가 없자 항의하거나 매점매석 의심업소로 신고하는 등 현장에선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협회는 전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요소수를 판매하라고 하면서 주유소에 요소수를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내용은 없어 막막하다"며 "현재 고속도로 주유소 등 대형 구매처에만 요소수가 공급되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정부가 어느 주유소에서든 요소수를 살 수 있도록 판매물량 조절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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