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정성호 "조건부가 아닌 특검 의지"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왼쪽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공동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가 즉각적으로 구성돼야 하고, 특검 임명권은 야당이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날 제시한 '조건부 특검론'에 화답하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 후보의 조건부 특검 수용을 두고 "수용하지 않으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국민 확신에 따라 선거를 질 것이고, 그러면 새로 탄생한 정부에서 엄정한 수사를 받을 테니 애매한 입장을 통해 시간 벌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조건부 특검 수용이 진심이라기보다 국면 전환용 노림수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실제 특검을 도입한다면 야당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특검의 실질적 임명권은 야당이 갖거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단체가 하는 것이 옳다. 과거 국정농단 특검의 임명권을 당시 야당이 행사했던 사례를 철저히 준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다. '박근혜·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게이트'를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은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추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기현 원내대표도 압박을 위한 고삐를 더욱 죄었다. 그는 "이 후보가 적당히 시간 끌며 버티다가 뭉개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특검을 수용키로 한 것은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검찰 수사를 '방탄 수사'라 비판하며 "이 후보가 특검을 수용하기로 한 이상 당장이라도 여야가 특검법 처리를 위해 만나자"고 제안했다.
정성호 "조건부 아닌 특검 하겠단 의지"
이 후보는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의 '대장동 특검' 요구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일단 국가기관이 하는 일이니 지켜보되 미진한 점,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더 완벽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고, 그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대장동 의혹 진상 규명에 소극적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특검 불가'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민주당에서도 이 후보의 특검 도입과 관련해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왔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조건부가 아니라 특검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검찰 수사가 끝나도 (야당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특검도 수용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런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특검 도입을 위한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뜻이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대화)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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