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
"6중전회로 시진핑 1인 통치 준비 매듭
내년 가을 당대회로 축제 정점 찍을 것
역사결의, 과거 부정한 마오·덩과 달라
준비 끝난 習, 중단한 해외순방 나설 것"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가 8일 개막했다. 5년 단위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사이 6번째 중전회로,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최종 관문이다. 베이징의 중국 정치 전문가인 문일현 정법대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6중전회는 시진핑 1인 통치체제 전환을 위한 마지막 매듭”이라며 “이로써 축제의 정점을 찍을 내년 당대회 준비가 모두 끝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6중전회가 끝나는 11일 역대 세 번째 ‘역사결의’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과거를 부정한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달리 100년을 아우르는 차별화된 형태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6중전회에서 공개하는 인사 발표에 대해서는 “시진핑의 후계자는 의미가 없어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_6중전회가 왜 중요한가.
“2017년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이후 4년을 결산하고 내년 20차 당대회서 제시할 목표와 방향을 정리하는 자리다. 시 주석의 3연임을 통과시킬 내년 당대회는 중국 정치에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그 변혁의 공식적 매듭을 이번에 짓는다.”
_어떤 변혁인가.
“크게 세 가지다. △최고권력구조 운영방식 △권력 분점구도 △최고의사 결정구조가 바뀐다.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심의 집단지도체제가 집중통일지도체제로 달라진다. 시 주석의 ‘1인 통치체제’를 의미한다. 다만 공산당은 아직 한 번도 이에 대해 어떻다고 설명한 적이 없다. 마오쩌둥 시대를 연상케 하는 과거로의 회귀다. 상무위원 7명은 각자 맡은 분야가 있어 의견이 엇갈리거나 여러 분야에 중첩된 문제가 생기면 전체회의를 열어 1인 1표로 결정한다. 이 같은 분할 통치가 시 주석이 모든 사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구도로 재편된다. 하드웨어인 정치기구는 그대로 유지하되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알고리즘이나 운영체제는 다 바뀌는 셈이다.”
_6중전회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11일 ‘공보’에 올린다. 다만 앞서 언급한 권력구조 운영방식 등 정치 변혁에 대한 부분은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할 뿐이다. 이번 6중전회 공식 의제는 ‘중국 공산당 100년 성과와 역사문제’다.”
_’역사결의’가 최대 관심인데.
“역사결의는 마오쩌둥(1945년), 덩샤오핑(1981년)에 이어 세 번째다. 마오쩌둥은 공산당을 창당한 1921년부터 24년간, 덩샤오핑은 신중국을 건국한 1949년부터 32년간을 평가했다. 이번 3차 결의는 1921~2021년 중국 공산당 100년을 다룬다. 무엇보다 강조하려는 초점이 이전과 다르다. 1ㆍ2차 역사결의는 과거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각각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지도체제를 확립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과 그 이전의 30년은 떼려야 뗄 수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따라서 지난 100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동안 겪은 어려움을 적시하면서 향후 100년을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_인사 발표도 나올까.
“원래 6중전회는 차기 총서기와 총리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공식화하는 단계다. 중국 1, 2인자를 당내 합의로 선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계자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1인 통치로 가면서 시 주석이 누구를 지명할 것인가만 남았다. 차기 총리는 시 주석의 의중에 따라 결정된다. 지금은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_7중전회는.
“모든 정치적 준비는 6중전회로 끝난다.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당대회를 맞이하면 된다. 7중전회는 당대회 하루 전날 행사 관련 실무 내용을 다룰 뿐이다.”
_6중전회 이후 중국 정치는.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 3월 양회, 7월 청두 유니버시아드,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은 모두 이벤트다. 당대회를 향해 끊임없이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과정이다. 당대회로 축제의 정점을 찍는 분위기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대내외적으로 안정적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새롭게 문제를 만들어 시선이 쏠리게 하진 않을 것이다. 대만이든 미국이든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이 결코 수세적이 아니라 주도권을 쥐는 형태를 고집할 것이다.”
_모든 준비가 끝났다면, 시 주석의 ‘집콕’ 외교가 달라질까.
“이미 22개월간 해외순방을 안 했다. 내년 당대회까지도 국내에 머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가는 만큼 이에 맞춰 순방외교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는 맹방 러시아나 경쟁자 미국, 둘 중 하나다.”
_그럼에도 남은 불안요인은.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 자체가 상당한 불안이다. 중국 자체의 정책적 의지로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세계적 여건과 맞물려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정리가 다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대외적으로 미국과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달렸다. 싸우지만, 그렇다고 판은 깨지 않겠다는 게 중국의 기본 생각이다. 미국이 예상치 못한 묘수로 공격해 올 경우 중국의 대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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