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리더십·스타일
'의리 있고 뚝심 있는 원칙주의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골이지만 소탈한 '형님 리더십'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면서 받은 평가다. 대표적으로 그는 검찰 내에서 "석열이형"으로 통했다.
다만 '정치인' 윤 후보의 리더십은 미지의 영역이다. 의정 및 행정 경험이 없어 검증되지 않아서다. 그가 향후 '의리'를 중시한다면 가까운 사람만 곁에 두는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 내 편이 볼 때 '뚝심과 원칙'은 견해가 다른 상대 입장에선 대화와 타협을 가로막는 '불통'의 요인일 수 있다. 갈등 조정과 사회 통합으로 미래의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할 대통령 리더십과 거리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지점이다.
檢 시절 '형님 리더십', '내 편 챙기기' 비판도
정치 입문 후 전·현직 의원 60여 명이 포함된 200여 명의 '매머드 대선캠프'를 단기간에 꾸릴 수 있었던 배경엔 그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 검찰 선배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는 딱딱하고 권위적일 것 같지만, 윤 후보는 상대의 말에 공감을 잘하는 스타일"이라며 "내면이 부드럽고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형님 스타일'이다. 검찰에서 수사팀을 이끌 때에도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한 뒤 세부적인 부분에선 하급자의 얘기를 존중해주는 스타일이었다. 때론 잘못을 호되게 질책하지만 지적 후에는 따로 불러 위로해주었다고 한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검찰총장 재직 시 자신의 '직무 정지' 여부를 결정하는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날에도 충암고·서울대 법대 동기의 장례식장에 들렀을 만큼 인연을 맺은 사람은 끝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다.
이처럼 의리를 중시하는 탓에 검찰 생활 내내 "내 편만 챙긴다"는 지적도 따라다녔다. 2019년 8월 윤 후보가 검찰총장 취임 이후 처음 단행한 간부 인사 때가 대표적인 사례다. 특수통으로 불리는 '윤석열 사단'이 검찰 요직을 대거 차지하면서 형사·공안 검사들의 박탈감과 불만이 컸고, 검사장급을 포함해 60여 명의 검사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다. 윤 후보가 그해 6월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에 휘말린 것도 검찰 내 '소윤'이라고 불린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감싸려다 빚어졌다.
'강골 검사'·'성과주의', 동전의 양면
업무에는 저돌적이었다. 혐의를 포착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칼을 빼든 '칼잡이'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 추진하던 '적폐청산' 수사도 거침이 없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 핵심인사와 기업인 상당수를 감옥에 보냈다.
원칙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강골 검사'라는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 시절, 국정감사장에서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한 작심 발언은 그의 성정을 보여준다.
윤 후보의 '수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도 많다. 성과 내기에 몰두해 강압적인 수사나 망신 주기식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이 집요하게 지적했던 대목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축소·은폐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김용판 의원이 윤 후보를 겨냥해 "무리한 수사에 대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다.
반대로 윤 후보의 '원칙주의자' 스타일은 정치인으로선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사고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면서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소통·통합 리더십, 여전히 검증 대상
윤 후보는 경선 과정 각종 구설이나 논란에 휘말렸을 당시의 대응을 보면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공식 캠프보다 검찰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검찰 후배들과 부인 김건희씨가 주축이 된 '서초동팀'과 자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TV 토론에서 논란이 된 손바닥에 그린 '왕(王) 자 논란'과 관련한 오락가락한 해명이나 '개 사과' 논란이 확산됐을 당시 캠프 내부에선 "서초동팀이 화를 키워도 공식적으로 관여할 수 없어 대처가 어렵다"는 불만이 새어나왔다.
정치인으로서 자신과 다른 의견에 포용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경선 기간 말 실수 등으로 후보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을 당시 캠프에선 "즉각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권위적인 스타일이 남아 있다보니 윤 후보에게 잘못을 직언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치 신인'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조언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소통의 리더십을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실수는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인정하고 수용하지 않았느냐"며 "변화된 리더십을 보여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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