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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올라와 vs 홍준표 올라와"... 이재명은 본선 링에서 누굴 더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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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올라와 vs 홍준표 올라와"... 이재명은 본선 링에서 누굴 더 기다릴까

입력
2021.11.02 04:30
수정
2021.11.02 20: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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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 아이콘 윤석열이 위협적"
"캐스팅보터 20대 쥔 홍준표 두려워"


윤석열(왼쪽부터)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홍준표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왼쪽부터)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홍준표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뽑히면 대선 대진표가 완성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중 더불어민주당이 더 껄끄러워하는 건 누굴까. 민주당 인사들의 얘기를 들어 봤다.

윤석열의 위협 포인트: 정권심판의 아이콘

민주당은 그간 윤 전 총장 공격에 화력을 집중했다. 10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민주당이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을 비판한 횟수는 54회에 달한다. 하루 평균 1.6회꼴이다. 같은 기간 홍 의원을 겨냥한 논평은 4건에 그쳤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겨눈 논평은 2건이었고,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직접 논평은 없었다.

민주당이 상대하기 쉬운 윤 전 총장의 체급을 일부러 키워 주려 한 걸까. 그보다는 윤 전 총장을 '강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꼽는 윤 전 총장의 위협 포인트는 그가 정권 교체론에 불을 활활 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끝에 검찰총장직을 벗어던지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에겐 '정권 탄압의 희생자 +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용자'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대선과 총선은 기본적으로 정권심판 선거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아무리 차별화를 시도해도,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정권교체 민심을 허물기는 쉽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은 60%대를 넘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충남 아산시 현충사를 방문하고 있다. 아산=뉴스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충남 아산시 현충사를 방문하고 있다. 아산=뉴스1


윤석열의 위크 포인트: 무능·배신자 프레임

윤 전 총장이 최근 잇단 실언으로 흔들리면서 그를 쉬운 상대로 보는 민주당 인사들이 늘어났다. "윤 전 총장이 편하다"(정청래 의원) "윤 전 총장이 굉장히 상대하기 쉽다"(김남국 의원) 같은 공개 발언도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다 문 대통령까지 '배신'했다는 이력은 민주당이 지목하는 윤 전 총장의 '취약한 목덜미'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우 심플한 공격이 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중도진보층을 민주당 중심으로 결집시킬 호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전략통 의원은 "평생을 검사로 산 윤 전 총장이 대선의 각종 이슈를 노련하게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행정 경험 부족에 따른 한계가 뚜렷하다는 이른바 '무능 프레임'이다. 여야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 전 총장을 정책으로 압도하는 것은 민주당이 바라는 장면이다.

도덕성 논란과 대장동 의혹은 이재명 후보의 최고 약점. 민주당이 보기에 윤 전 총장은 '도덕성 물타기'를 할 수 있는 상대다. 배우자와 장모가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스스로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위협 포인트: 2030세대 향한 확장성

민주당은 홍준표 의원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졌다. 사석에서 "홍준표가 더 까다롭다"고 말하는 민주당 인사들이 많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 의원의 전언. "얼마 전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보좌진 2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누가 더 위협적인지 의견을 들어봤다. 홍 의원이라고 모두 입을 모으더라."

왜일까. 홍 의원은 2030세대 남성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4050세대는 민주당을, 60대 이상은 국민의힘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터인 2030세대 표심이 홍 의원에게 가 있다는 것은 위협 요인”이라며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는 2030 남성들은 여론 전파력도 강하다"고 말했다.

선거 승부는 '바람'과 '추세'가 가른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의 한 원로는 "보수진영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기세가 꺾인 윤 전 총장보다는 최근 상승세를 탄 홍 의원의 잠재력이 더 크다"며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은 정통보수로 좁게 구획된 반면, 홍 의원은 확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막말 논란 등을 제외하면 타격할 결정적 약점이 없다는 것도 민주당의 고민이다. 5선 국회의원과 경남지사를 지내 콘텐츠 경쟁에서 이재명 후보에 밀리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홍 의원은 노련한 지략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일 부산 동구 부산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일 부산 동구 부산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홍준표의 위크 포인트: 한 번 이겨봤던 후보

홍 의원이 과대평가됐다고 보는 시각도 물론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홍 의원이 지금은 윤 전 총장을 추격하는 입장이어서 검증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처지가 달라진다"면서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던진 숱한 막말과 독불장군식 리더십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2017년 대선에서 홍 의원을 상대로 압승을 거둔 경험이 있어 '예측 가능한 적수'로 여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가 컸다 해도 5년 전 대선에서 이미 한 번 크게 진 홍 의원이 '새로운 돌풍'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홍 의원이 대선후보가 되면 보수진영이 완전히 통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민주당이 꼽는 약점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부터 불투명하다.

홍 의원이 내건 △주 52시간제 잠정 중단 △남북 군사합의 파기와 나토식 핵보유 △대학 입시를 내신 반영 없는 정시 100%로 개편 △사형제 부활 △민주노총 해체 등 공약이 극단적이어서 중도 확장 능력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장은 홍 의원의 유머 코드 등에 열광하는 유권자들도 투표소에 가면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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