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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5개국 선언 "메탄 배출 30% 줄여 온도 0.2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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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5개국 선언 "메탄 배출 30% 줄여 온도 0.2도 낮춘다"

입력
2021.11.03 20:00
수정
2021.11.03 20:10
1면
0 0

[한국 등 105개국 동참한 '국제메탄서약' 출범]
"2030년까지 메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
메탄 배출서 감축으로... "메탄 모멘트 시작됐다"
美 "2035년까지 4100만톤 감축" 구체적 계획도
최대 배출국 中·러·인도 등은 참여 안 한 건 한계
디캐프리오·베이조스도 COP26 참석해 힘 보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2일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특별정상회의 폐막 후 연설하고 있다. 글래스고=AP 연합뉴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2일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특별정상회의 폐막 후 연설하고 있다. 글래스고=AP 연합뉴스

세계 100여 개국 정상이 2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지구촌의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인다”는 목표를 담은 ‘국제메탄서약’을 출범시켰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특별정상회의의 주요 결과물로, 이 약속이 지켜지면 지구 온도도 섭씨 0.2도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날 얼개가 공개된 ‘2030년까지 삼림 벌채 종식’ 선언에 이어, 이번 메탄 배출 감축 서약도 발효되면서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큰 틀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구체적 실행 방안 마련 등은 여전히 숙제라는 점에서 긍정적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진단도 있다.

COP26 특별정상회의 마지막날인 이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05개국 정상들은 지난 9월부터 본격 추진돼 온 국제메탄서약에 합의했다. 한국도 이름을 올렸다. 메탄 주요 배출국으로 지목된 브라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멕시코, 나이지리아, 이라크, 베트남 등도 동참했다.

이번 국제메탄서약 출범은 ‘진일보한 성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온실가스의 대명사는 이산화탄소로 알려져 있지만, 메탄도 그에 못지않게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화석연료 사용 등 산업공정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는 달리, 동물의 배설물 등 유기물 분해를 비롯해 농업과 축산업 등에서 주로 배출된다. 메탄의 전체적 배출량은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배출량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게다가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 보고서도 “세계 각국이 국제메탄서약을 지킬 경우 2050년까지 지구온도를 0.2~0.3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환경방위기금(EDF)의 스티븐 함부르크 수석연구원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줄이는 건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 매우 중요한 지렛대”라며 “이제 메탄 감축으로 돌아서는 ‘메탄 모멘트’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미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찰스 코벤 박사도 “대기 중에 오래 머무르는 이산화탄소는 지금 배출을 중단해도 당장 지구 온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메탄은 빨리 분해된다. 메탄 배출을 줄이면 향후 10년간 지구 온도의 흐름을 쉽게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삼림 벌채 종식과 관련한 세션을 들으며 손으로 눈 주변을 매만지고 있다. 글래스고=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삼림 벌채 종식과 관련한 세션을 들으며 손으로 눈 주변을 매만지고 있다. 글래스고=AP 연합뉴스

미국은 선제적으로 자국 내 메탄 배출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 직후 미 환경보호청(EPA)은 “석유·가스 회사가 미국 내 유정시설 30만 곳을 대상으로 3개월마다 메탄 배출량을 점검하고, 원유 부산물로 생긴 메탄이 대기 중에 뿜어져 나가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이 64만㎞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도 점검 및 누출 보수의 대상에 포함했다. EPA는 “2023~2035년 미국 메탄 배출량 4,100만 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메탄 최대 배출국들이 서약에 동참하지 않은 건 한계로 꼽힌다.

이날 공식 발표된 ‘삼림·토지 이용에 관한 글래스고 정상 선언’과 관련, 삼림 벌채 종식을 위한 각국의 실행 계획도 윤곽이 드러났다. 영국 등 12개국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120억 달러(약 14조1,000억 원) 규모의 공공기금을 조성, 개발도상국의 토양 회복과 산불 진화를 돕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향후 5년간 삼림 보호를 위해 10억 유로(약 1조3,650억 원)를 지출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남한 면적의 336배인 3,360만㎢의 숲이 보호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COP26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번 선언은 기념비적 행동”이라며 “자연의 정복자로서 인류의 오랜 역사를 끝내고 ‘자연의 보호자’가 될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미국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왼쪽 두 번째)가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특별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글래스고=AP 연합뉴스

미국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왼쪽 두 번째)가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특별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글래스고=AP 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연사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글래스고=EPA 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연사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글래스고=EPA 연합뉴스

세계적 기업 30여 곳의 동참도 이어졌다. 이들은 72억3,000만 달러(약 8조5,000억 원)를 삼림 보호에 투자하겠다며 “2025년까지 벌채 관련 투자는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설립된 금융연합체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도 100조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COP26 특별정상회의는 이날 마무리됐으나, 구체적 실행방안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COP26 폐막일인 12일까지 약 200개 국가의 실무진이 탄소배출 목표량, 탄소시장 규칙, 개도국 지원 방안 등 세부 내용을 마련한다. 존슨 총리는 “헛된 희망을 품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고, 아직 갈 길도 멀지만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며 “각국 정상들은 떠나지만, 전 세계 눈이 협상가들에게 쏠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배우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도 이날 행사장에 나타나 힘을 보탰다. 디캐프리오는 이날 메탄 배출 감축 중요성을 다룬 패널 토론 등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는 20억 달러(약 2조3,630억 원)의 환경보호기금 마련을 약속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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