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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출마' 안철수… 제3지대 꿈틀하지만 "왜 안철수냐"는 아직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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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출마' 안철수… 제3지대 꿈틀하지만 "왜 안철수냐"는 아직 물음표

입력
2021.10.31 21:30
수정
2021.10.31 22: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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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양자구도 깨지고 다자구도로
안철수 지지율, 아직 반사이익 성격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9일 대구 중구 덕산동 대구청년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9일 대구 중구 덕산동 대구청년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제3지대론'에 다시 불을 붙인다. 2012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제3지대 바람'은 과거 대선에서 늘 미풍에 그쳤다. 매번 제3지대 간판을 달고 나온 안 대표도 한 번도 웃지 못했다. 안 대표는 이번엔 '말 뒤집기 논란'도 돌파해야 한다. 그는 올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차기 대선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약속을 스스로 깼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무시할 수 없는 카드'다. 양당 대선주자들의 비호감도가 이례적으로 높고,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시간, 다시 올 수 있을까.

양자 구도 깨졌다… 제3지대가 쥔 주도권

안 대표의 등장으로 대선 구도는 복잡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11월5일 확정되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양강 구도를 축으로 '진보진영 제3지대'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범보수 제3지대'의 안 대표가 가세하면서 4자 구도가 됐다. 창당을 준비 중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제3지대 진입을 벼르고 있다. 제3지대 주자들이 대선 승부의 중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안 대표의 등장에 더 긴장하는 건 국민의힘이다. 안 대표는 이재명 후보보다는 국민의힘 후보의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후보단일화 드라마를 쓴다면 흥행을 일으킬 수 있지만, 안 대표가 대선 완주를 결심하면 보수 표 분산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가 캐스팅보트는 쥐게 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2017년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21.41%를 득표한 '저력'이 있다.

지난 3월24일 국회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만나 나란히 걷고 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붉은 넥타이를 맨 게 눈에 띈다. 오대근 기자

지난 3월24일 국회에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만나 나란히 걷고 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붉은 넥타이를 맨 게 눈에 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가 넘어야 할 산… 대선 불출마 번복+식상함

다만 안 대표의 대선 레이스에 꽃길이 깔린 건 아니다. ①대선 출마 명분부터 찾아야 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보선에 출사표를 내면서 차기 대선 불출마 배수진을 쳤다. 더구나 '대선 불출마'는 '서울시장 보선 불출마' 약속을 뒤집기 위한 카드였다.

국민의당은 "여야 대선주자들의 부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워낙 큰 탓에 안 대표가 대선에 나가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으나, '왜 또 안철수인가'에 대한 답변은 되지 못한다. 가뜩이나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중도층 유권자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안 대표의 가장 급한 과제다.

②'새 정치' 브랜드를 되살리는 것도 과제다. 2011년 정계에 입문한 안 대표가 돌풍을 일으킨 건 새 정치를 실현할 기대주로 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창당과 탈당, 정치 휴업과 재개를 반복했을 뿐, 정치개혁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그 사이 안철수라는 이름은 상당 부분 빛을 잃었다.

지난 6월16일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6월16일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지율 꿈틀하지만… '경쟁력' 초기 입증이 관건

안 대표에게 '잠재력'은 있다. KBS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26~28일 이재명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가상의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놓고 실시한 '4자 가상대결'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8~10%로 조사됐다. 이미 대권 행보를 시작한 심상정 후보(7%)와 팽팽한 수준이다.

다만 4자 가상대결 지지율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높은 비호감도에 기인한 반사 이익에 가깝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2, 23일 실시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안 대표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보수진영이 그를 '우리 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안 대표의 독자 생존 여부는 약 2주 안에 지지율 5%를 넘기느냐에 달려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마의 5%를 넘지 못해 좌초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된 이후 후보 교체론이 불거지면 안 대표에게 기회가 생길 거라는 관측도 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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