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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씨앗’ 용종만 제거해도 대장암 70~90% 줄어

입력
2021.10.31 18: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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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종, 50세 이상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30~40% 발견

대장 점막 표면에 돌출된 융기물인 ‘대장 용종’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인자다.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빨리 제거하면 대장암을 70~90% 줄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장 점막 표면에 돌출된 융기물인 ‘대장 용종’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인자다.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빨리 제거하면 대장암을 70~90% 줄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폴립)을 떼냈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으면 덜컥 겁이 나게 마련이다. 대장 용종이 국내 암 발병률 2위인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인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장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기에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해 대장 내시경 검사가 167만8,016건으로 2019년 178만9,556건에 비해 6% 감소했다(보건복지부 질병관리통계). 이 때문에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가 적잖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장 용종, 10~20년 지나면 암으로 악화

용종은 소화관이나 점막이 있는 모든 기관에서 생길 수 있다. 이 가운데 대장 용종(大腸 茸腫ㆍcolon polyp)은 대장 점막 일부가 주위 점막 표면보다 돌출해 마치 혹처럼 된 것을 말한다. 용종 모양은 납작하거나 동그랗거나 울퉁불퉁하다.

대장 용종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체질이나 유전, 식습관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장 용종은 악성과 양성으로 나뉜다. 악성 용종은 대장암 초기 단계이고, 양성 용종은 암세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악성으로 바뀔 수 있다.

악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양성 용종을 ‘선종(腺腫ㆍadenoma)’이라고 한다. ‘대장암 전(前) 단계’인 선종은 전체 용종의 90% 정도다. 조주영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선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부분 대장암으로 진행되기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선종 크기가 클수록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크기가 1㎝ 이하인 선종은 암 가능성이 2.5% 이하다. 1~2㎝ 선종은 10% 미만, 2㎝ 이상인 선종은 20~40%로 보고되고 있다. 선종 크기가 2㎝가 넘으면 암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 반드시 절제해야 한다.

크기가 큰 선종성 용종도 암이 될 가능성이 있기에 제거해야 한다. 이성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윤리ㆍ사회공헌이사(강원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는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을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일반적으로 5년 간격으로 권고된다. 대장암 가족력이나 대장 용종 과거력이 있으면 2~3년 주기로 검사하면 된다.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수검자의 30~40%에서 용종이 발견된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 내시경 검사로 크기가 1㎝ 이하인 작은 용종 1~2개를 제거했다면 5년 후에 추적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차 교수는 “선종을 3개 이상 제거했거나, 선종이 1㎝ 이상이거나, 고위험성 선종을 절제했다면 3년 뒤 추가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대장 용종이 적지 않게 발견되므로 고위험군이라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한 번쯤 받아볼 필요가 있다.

성별도 용종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여성호르몬이 용종 생성을 억제해 여성이 남성보다 대장암이 적은 편이지만, 여성도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꾸준히 받는 게 좋다.

대장 내시경으로 대장에 생긴 용종(폴립)을 제거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대장 내시경으로 대장에 생긴 용종(폴립)을 제거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대장 용종 예방하려면 지방 섭취 줄여야

대장 용종뿐만 아니라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칼로리 섭취량 중 지방 비율을 30% 이하로 줄이고 △식이섬유를 하루 20~30g 이상 먹고 △붉은색 육류·가공육은 피하고 △발효 유제품을 충분히 마시며 △하루 1.5L 이상 물을 마시고 △패스트푸드ㆍ인스턴트ㆍ조미료ㆍ훈제 식품은 되도록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음주ㆍ흡연을 피하고 △50세 이후 5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타민 D 섭취가 50세 이전에 발생하는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다나-파버 암연구소 키미 엥 교수팀이 25~42세 간호사 9만4,20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미국소화기학회 학술지 ‘소화기학’ 최신호)다. 매일 비타민 D를 300IU 이상 섭취한 사람은 50세 이전 대장암 발병 위험이 50% 낮아졌다.

비타민 D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기름 많은 생선(연어, 참치, 고등어), 간, 달걀 노른자, 치즈 등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 D가 첨가된 시리얼ㆍ우유ㆍ비타민 D 보충제를 먹어도 된다.

[대장 용종 절제술, 이것만은 꼭!]

1. 대장 선종은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전(前) 단계이므로 대장 내시경 검사로 반드시 절제해야 한다.

2.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다

3. 1~2㎝ 크기의 선종 1~2개를 제거했다면 5년 후 추적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4. 선종을 3개 이상 제거했거나, 크기가 1㎝ 이상이거나, 고위험성 선종이라면 3년 후 추적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5. 항혈소판 제제 등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을 먹고 있다면 용종 제거술을 하기 전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 중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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