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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이재명 지원군? '음식점 총량제'가 불러낸 3년 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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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이재명 지원군? '음식점 총량제'가 불러낸 3년 전 국감

입력
2021.10.29 10:30
수정
2021.10.29 11:19
0면
0 0

이재명 캠프, 2018년 백종원 대표 국감 발언 언급
"포화 상태" "진입장벽 높여야"... 총량제 배경 설명
누리꾼 일부 "허가 강화와 개수 제한 달라" 지적도

'음식점 허가 총량제'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캠프에서 논평과 함께 배포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2018년 10월 국정감사 발언 장면. 이재명 캠프 제공

'음식점 허가 총량제'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캠프에서 논평과 함께 배포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2018년 10월 국정감사 발언 장면. 이재명 캠프 제공

"사실 너무 많습니다."

2018년 10월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진행한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장. 요식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 이유를 묻는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요식업계 대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내놓은 말이다. 그는 이날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를 모두 살리는 '상생'을 위해선, 자영업 창업의 문턱을 높여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감히 말씀드리면, 인구당 매장수가 너무 과도합니다. 외식업을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도 미국에서 매장 준비해봤지만, 새로운 자리에 열려면 최소 1, 2년이 걸리는데, 인스펙션(inspection)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는 신고만 하면 바로 가능하고 쉽게 오픈할 수 있다 보니까 겁 없이, 준비성 없이 하는 게 문제입니다. 제가 방송 프로그램 '골목식당'을 하는 것은 식당을 하라고 부추기는 게 아니라 하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이재명 '음식점 총량제 논란'에 강제 등판 된 백종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3년 전 백 대표의 국감 발언이 다시 회자되는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음식점 허가 총량제' 논란(이재명 '음식점 총량제' 논란... "레드오션은 문제" vs"권리금만 폭등할 것") 때문이다.

이 후보는 요식업계가 무한 경쟁의 이른바 레드오션 시장이 돼버렸다며,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하나로 '음식점 총량제'를 꺼내들었지만, 당장 국민의힘에서 "반시장주의적 발상"이라고 맹폭에 나선 상황. 설익은 정책을 불쑥 제기해 혼란을 줬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이 후보 캠프가 백종원 대표의 국감 발언을 소환하며 이 후보의 발언 배경을 적극 설명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한 식당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지난 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한 식당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이 후보 측 박찬대 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이 후보가 음식점 허가 총량제까지 고민한 것은 소상공인이 직면한 문제들이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후보가 소상공인이 처한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8년 국감 중 백종원씨가 자영업자의 진입장벽에 대한 답변을 하는 장면"이라며, 백 대표가 국감에 출석해 발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두 장을 자막을 넣어 함께 배포했다.



"음식점 포화상태 맞는 말" vs "총량제와 허가제는 달라"

백종원 '골목식당' 4년 만에 문 닫는다.

백종원 '골목식당' 4년 만에 문 닫는다.

상황만 놓고 보면 이 후보 캠프가 백 대표를 '이재명 지원군'으로 강제 등판시킨 상황.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①음식점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현실에 대한 진단 ②진입장벽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궁극적 대안에서는 백 대표와 이 후보의 방향성이 일치하는 것 아니냐며 공감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특히 무작정 비판만 쏟아내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 손가락 가리키는 방향이 틀렸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손가락으로 가리키냐고 비난하는 격 아니냐"라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현실은 온 국민이 다 아는데, 다른 대안 없이 비난하고 공격하는 건 문제"라고 꼬집는 댓글도 있었다.


지난달 8월 31일 경기도 안성시 한 중고 주방용품 판매점에서 관계자가 폐업한 음식점에서 나온 주방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8월 31일 경기도 안성시 한 중고 주방용품 판매점에서 관계자가 폐업한 음식점에서 나온 주방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일부에선 백 대표가 말한 개선책은 이 후보가 언급한 '총량제'와는 접근 방식이나 해법과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하며 이 후보 캠프가 '물타기'에 나섰다고 비판하는 반응들도 있었다.

누리꾼들이 문제 삼는 건, 이 후보 캠프가 공개한 사진 자막에 "허가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라고 적힌 대목이다. 이는 당시 국감 회의록과 영상을 확인해보면 발언과 차이가 있는데, 백 대표는 "인스펙션(inspection)이 안 나오기 때문에"라고 언급했다.

인스펙션은 '안전 점검' 등을 의미하는 말로, 음식점 허가 총량제에서 말하는 '개업 허가'와는 개념의 차이가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당시 백 대표의 발언 취지는 식당 창업을 위한 준비 기간을 길게 해서 실패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지, 음식점 개수를 제한하고 그 이상 진입을 금지하는 이 후보의 총량제 아이디어 개념과는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의견을 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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