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중국에 밀리는 미국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스푸트니크 순간” 우려 커졌다

알림

중국에 밀리는 미국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스푸트니크 순간” 우려 커졌다

입력
2021.10.28 17:00
0면
0 0

밀리 합참의장,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우려?
“美 vs 中ㆍ러 21세기 군비경쟁 신호탄 가능성”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우리가 본 것은 극초음속 무기 시스템이라는 매우 중대한 사건이다. 지금이 꼭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생각한다.”

미군 최고 지휘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2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한 발언이다. 중국이 지난 8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한 미국의 첫 공개 반응이기도 하다. 중국의 시험 발사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미국 역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계속 실패하는 상황이다. 중국, 러시아와의 핵심 무기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 양 진영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미국과 세계를 뒤덮고 있다.

밀리 의장이 중국의 최근 시험을 “매우 우려된다”고 평가하면서 거론한 ‘스푸트니크 순간’이란 표현은 의미심장하다. 냉전 시기인 1957년 10월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에 쏘아 올리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이에 자극받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소련보다 앞서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실행했다.

미소의 우주개발 경쟁은 20세기 군비경쟁으로 이어졌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이 21세기판 군비경쟁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브루나이 주최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화상으로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반다르스리브가완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브루나이 주최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화상으로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반다르스리브가완 EPA=연합뉴스


미국 대 중국·러시아는 이미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에서 최대 20배 이상 속도를 낸다. 196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우주까지 포물선을 그리며 올랐다가 낙하하며 목표물을 타격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권에서 낮은 궤도로 날며 방향도 자유자재로 틀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중국이 남극 대륙을 비롯해 어느 곳에서든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 저궤도로 발사할 경우 미국에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NYT는 “미국 대륙의 기존 방어선은 모두 태평양 서쪽과 북쪽을 향하고 있어 남쪽에서의 공격을 막는 데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남쪽을 방어하는 시스템이 있더라도 탄도미사일 방어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태평양 쪽 서부와 중국, 러시아 쪽 북부에 치중한 미국 미사일방어시스템(MD)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기 힘들다는 얘기다. 게다가 러시아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치르콘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중국이 7, 8월 두 차례 시험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목표물과 약 32㎞ 거리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중국이 시험을 하고 있지만 아직 완성된 무기체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202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역시 최근 알래스카에서 실시한 ‘극초음속 활공체(HGV)’ 시험 발사에 성공하지 못해 다급한 처지다. NYT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수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핵부대와 운반 시스템 현대화를 피하던 상황에서 이번 일이 새로운 형태의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많은 군비통제 전문가들은 걱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