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기업 처음 시총 '1조 달러' 기록
머스크 재산 하루 만에 42조 증가
모건스탠리 "목표주가 1200달러"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마침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세계적 일류 빅테크 기업의 상징으로 여겨진 ‘1조 클럽’에 자동차 회사가 입성한 건 사상 처음이다. 주가도 1,000달러를 넘어서 이른바 ‘천슬라’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1주당 가격이 전장보다 12.66% 급등한 1024.86달러로 장을 마쳤다. 3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주 장중 910달러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작성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총은 1조146억 달러(약 1,183조 원)까지 치솟았다.
시총 1조 달러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만 보유한 기록이다. 이로써 테슬라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상장 기업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는 시장가치 1조 달러 회사로 구성된 ‘엘리트 클럽’에 가입한 최초의 자동차 회사”라고 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Wild $T1mes!”라는 글을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미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의 개인 재산도 폭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 최대 주주인 머스크의 재산은 하루 만에 362억 달러(42조 원)가 불어나 총 2,890억 달러(337조 원)가 됐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시총 1조 달러 고지에 오른 건, 2010년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11년 만이다. 9년 걸린 페이스북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현재 페이스북 시총은 1조 달러를 밑돈다. MS가 1조 달러 도달까지 33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더욱 괄목할 만한 성과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테슬라 시총은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상위 9개 자동차 업체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투자자는 이제 테슬라를 자동차 업계와 비교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며 “이 회사는 기술기업에 가깝고, 그에 따라 가치가 올바르게 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 상승은 렌터카 업체 허츠발(發) 호재가 이끌었다. 허츠는 내년 말까지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3’ 10만 대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구매 금액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으나, AP통신은 “모델3 기본 가격이 4만 달러이기 때문에 전체 계약 금액은 40억 달러(약 4조7,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다 지난달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 또한 테슬라의 모델3라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주가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1,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식 가격은 매우 변동성이 크고, 이해하기 어려운 다양한 시장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1,200달러 수준까지 단기간에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 회사 대다수가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등 갈수록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을 들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로스캐피털파트너스 크레이그 어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흠잡을 데 없는 경영을 보여 주고 있지만, 이것이 ‘테슬라는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됐다’는 우리의 관점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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