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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이지만… "지금처럼 확진자 쏟아져도 위드 코로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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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이지만… "지금처럼 확진자 쏟아져도 위드 코로나 해야"

입력
2021.10.12 18:5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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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종사자들이 코로나19 추가접종을 한 뒤 이상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종사자들이 코로나19 추가접종을 한 뒤 이상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정부가 전망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점인 11월 둘째 주까지 한 달이 남았다. 청신호는 켜졌다. 확진자 증가세가 꺾였고, 예방접종률은 빠르게 오르는 중이다. 그러나 연휴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데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세를 떨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금을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상 회복 더 빨라질 수 있을까

12일 오후 1시 기준 총 3,090만5,870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다. 이로써 접종완료율이 전체 인구의 60%를 넘겼다. 방역당국이 위드 코로나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으로 접종률을 꼽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신호다. 정부는 “전 국민의 70% 이상이 완전접종을 하고 그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에 방역 체계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 시점은 현재로선 11월 9일 이후다.

다른 수치도 나쁘지 않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1,347명으로, 나흘째 1,000명대를 유지했다.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한 주간 하루 평균 국내 확진자 수는 1,961명으로, 직전 주보다 21.2%가 감소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비슷한 양상으로 유행 규모가 줄었다.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같은 기간 0.89다. 4주 연속 증가하던 추세에서 벗어나 감소세로 돌아섰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현재와 같은 유행 상황이 유지되면서 접종률이 올라간다면 11월부터는 방역 체계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만약 예방접종 효과로 유행이 잘 억제된다면 위드 코로나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김 총리는 “10월 방역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일상 회복이 조금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했다.

“위중증률·치명률 더 낮아져야”

하지만 환자 중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위중증률)과 사망하는 비율(치명률)이 아직 불안하다. 3~9일 주간 평균 위중증 환자는 361명, 총 사망자는 56명으로, 직전 주보다 감소하긴 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 20일 이후 누적 위중증률은 2.11%, 치명률은 0.78%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가 정착하려면 두 수치 모두 더 낮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환자 수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늘어도 의료 체계는 어려워진다”며 “중환자가 현재 입원해 있는 수의 두 배가 되면 그야말로 비상시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에 입원해 있는 환자는 515명이다. 확진자 규모가 감소해야 위중증 환자도 줄고, 그래야 치명률도 내려간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싱가포르는 치명률이 독감과 비슷한 0.1% 수준까지 떨어졌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도시개발구역 광장의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어린이가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도시개발구역 광장의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어린이가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남은 한 달간 확진자가 충분히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달 연휴가 연거푸 있던 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주일 정도 더 추이를 봐야 한다”며 “이동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확진자 발생이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500만 명에서 3,000명 확진 나올라


15일에는 위드 코로나 시행 전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된다.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방역 수칙을 완화하면 돌파감염과 접종 미완료자 감염이 늘 가능성이 크다. 최근 확진자 중에는 이들 비중이 이미 높다. 7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8주간 발생한 만 18세 이상 확진자 9만2,159명 중 접종 미완료자가 87%에 달했다.

그래도 위드 코로나는 가야 할 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규모를 최대한 줄여야겠지만, 1,000명대가 계속된다고 해서 늦춰봤자 의미 없다”며 “재택치료와 먹는 치료제를 적극 쓰면서 위드 코로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 완화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 정 교수는 “갑자기 많이 풀면 백신 안 맞은 500만 명에서 확진자가 3,000명 나올 것”이라며 “방역을 기술적으로 잘 완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위드 코로나 방안을 논의할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구성해 13일 첫 회의를 연다. 이날은 위원회 구성, 운영 방식과 함께 방역 체계 전환의 주요 안건을 논의한다. 김 총리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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