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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억제제, 프로포폴, 졸피뎀 과다처방한 의사 1200여명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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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식욕억제제, 프로포폴, 졸피뎀 과다처방한 의사 1200여명 '경고'

입력
2021.10.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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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마약류 의약품을 부적절하게 써서 경고를 받은 의사가 이미 1,200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 의사들은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처방을 계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선 "환자의 요구가 있는 한 어쩔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서면경고제도'가 지난해 6월 도입된 이후 총 1,215명의 의사가 경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남용 처방이 의심되니 추적 관찰할 것'이라는 사실이 통보됐음에도 이후 석 달간 오남용 처방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경고를 받은 것이다.

경고 무시한 의사는 마약류 의약품 다루지 못하게

경고를 받은 의사 중 567명은 마약류 식욕억제제(4가지)를, 89명은 프로포폴을, 559명은 졸피뎀을 안전사용기준을 지키지 않고 처방해왔다. 식욕억제제는 신경계를 자극해 식욕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내성이나 의존성이 생길 위험이 있다. 전신마취, 불면증 치료에 각각 쓰이는 프로포폴과 졸피뎀 또한 너무 많이 쓰면 뇌에 영향을 미치거나 의존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 약품은 사용 용량, 기간, 횟수, 대상 등의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올 3월까지 식약처가 파악한 식욕억제제, 프로포폴, 졸피뎀 오남용 처방 의심 의사는 총 3,953명이다. 그중 약 31%가 경고를 받은 것이다. 식약처는 경고 후에도 과다처방 등이 개선되지 않은 11개 병원에 직접 마약감시원을 보내 처방 사유와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장 감시로도 나아지지 않을 경우 관련 법에 따라 마약류 의약품 업무 정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풍선효과 우려도..."성분별 촘촘한 대책 필요"

마약류 의약품으로 지정된 성분은 총 49가지인데, 서면경고제는 그중 6가지에만 적용됐다. 정부는 앞으로 적용대상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가령 말기 암 환자들에 주로 처방되는 마약류 진통제 펜타닐의 경우, 18세 미만에겐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데 지난 한 해 4,438건이 10대 이하에게 처방됐다.

식약처는 당장 이달부터 서면경고제 대상에 마약류 진통제와 항불안제도 포함시키고, 내년에는 마약류 성분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선우 의원은 “서면경고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처방이 계속되고 있다”며 “성분별 촘촘한 오남용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증을 견디지 못한 환자가 마약류 의약품 처방을 간절히 원할 경우 의사가 일률적인 사용기준만 내세우긴 어렵다는 것이다. 최종범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다니던 병원에서 처방해주지 않으면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협의해 관리 시스템을 세부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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