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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탈모 억제·모발 성장 촉진하는 'APN5 펩타이드' 개발

입력
2021.09.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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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포넥틴 수용체 선택적 결합으로 모발 성장 유도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는 펩타이드 개발 개요도. 서울대병원 제공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는 펩타이드 개발 개요도. 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APN5 펩타이드’가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고 탈모 증상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이형호 서울대 화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아디포넥틴(adiponectin)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고 탈모 증상 억제 효과를 보이는 펩타이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디포넥틴은 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체내 단백질 일종이다. 이 단백질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에서 비만과 당뇨병, 동맥경화 등을 방지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몸 속 아디포넥틴 부족과 남성형 탈모증 중증도가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아디포넥틴 단백질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중요한 부위를 찾아냈다.

해당 부위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아디포넥틴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펩타이드를 ‘APN5’로 명명했다.

연구팀은 또 생체 내 아디포넥틴 원래 서열에서 작은 펩타이드를 설계해 경피 전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어 인간 모낭 세포(외모근초 세포, 모유두 세포)에 펩타이드를 처리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 활성화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 모낭에 APN5 펩타이드를 처리했을 때 성장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

APN5 펩타이드를 실험용 쥐에 바른 결과, 이 물질이 피부를 투과해 생체에서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는 사실이 나타났다. APN5 펩타이드 0.007%를 쥐에 발랐을 때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르는 발모제인 미녹시딜 3%와 비슷한 모발 성장 촉진 효과를 보였다. 이는 농도 측면에서 APN5 펩타이드가 미녹시딜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정진호 교수는 “APN5 펩타이드를 활용하면 체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아디포넥틴에 의한 신호 전달을 자극하고 탈모증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게 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어 “다른 피부 질환인 건선과 민감성 피부 등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며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탈모는 전 세계 수백만 명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노화와 호르몬 장애,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탈모 치료법은 바르는 약, 먹는 약, 모발 이식술 등이 있다.

그러나 기존 발모 촉진제는 부작용이나 부분적인 효능에 대한 우려로 사용이 제한되어 탈모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신약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연구 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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