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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 욕먹어도 찾는 대구 서문시장과 구미 박정희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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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 욕먹어도 찾는 대구 서문시장과 구미 박정희 생가

입력
2021.09.22 20: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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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유승민 '박근혜 구속·배신 프레임' 정면돌파
과거 문 대통령에 정세균 김부겸도 서문시장 방문
'박정희 향수' 짙은 대구경북서 피해갈 수 없는 장소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왼쪽 두 번째) 전 의원이 13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한 시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 지지자가 뒤에서 유승민이 충신이었음을 강조하는 글을 써서 들고 있다. 대구= 뉴스1

대구 민심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서문시장과 보수의 상징인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등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대구·경북(TK) 민심을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로, 보수 진영은 물론 여권 인사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추석연휴 직전인 13일 서문시장에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방문했다. 유 전 의원을 향해서는 야유와 환대가 동시에 쏟아졌다. 대구가 정치적 고향인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갈등 이후, 극우 진영에서 주장하는 '배신자' 프레임이 덧씌워져 있다. 이날 서문시장 방문길에서도 유 전 의원은 일부 상인과 극우 유튜버들의 비난 세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2030세대는 달랐다. 유 전 의원과 사진까지 함께 찍으며 지지를 보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지난 7월 20일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박근혜 구속' 프레임이 씌워진 윤 전 총장을 향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을 돌려내라"며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윤석열을 대통령으로"라는 목소리도 동시에 터져 나왔다.

서문시장이 정치바람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대선 때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서민 이미지를 얻기 위해 찾으면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불던 2004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이 이곳을 찾아 지지층을 결집했다. 2017년 대선 때도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이 서문시장서 출정식을 가졌다. 지난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이준석 대표도 서문시장을 수시로 찾았다.

여권 정치인들도 서문시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6월 서문시장을 찾았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도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서문시장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했다. 2016년 12월 서문시장 화재 때 당시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했다. 김범수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은 "서문시장은 6,000여 상가에 서민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정치인이라면 반발기류가 있더라도 넘고 지나가야 할 상징적인 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영정에 분향하고 있다. 구미= 뉴시스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는 보수 정치인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성지다. 여권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인 전남 신안 하의도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이 있다면 보수 진영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인 구미시 상모동이 있는 셈이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7일 윤 전 총장이 이곳을 방문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그는 이날 추모관에서 분향을 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 등을 둘러봤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거짓쇼, 말장난하지 마라"는 반발이 거세 방명록도 쓰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 했다.

유 전 의원도 지난 19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한 보수 성향의 유튜버가 욕설을 하며 유 전 의원을 향해 달려들다 경호원으로부터 제지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유 전 의원을 향해 "배신자"라고 소리치며 진입을 막아 1시간여 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생가에는 이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다녀갔다.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도 '박정희 향수'가 짙게 남아 있는 TK 민심을 얻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얘기다.




대구= 전준호 기자
구미=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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