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수석이 쓰고 문재인 대통령이 챙겨본다는 '특별한 브리핑'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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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수석이 쓰고 문재인 대통령이 챙겨본다는 '특별한 브리핑' 정체는

입력
2021.09.19 19:00
수정
2021.09.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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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靑 소통수석, SNS에 올린 '대통령 이야기'
"국민에게 정책 결정 과정 자세히 전달하기 위해"
靑 내부선 "임기 말에 정책 관심도 높이는 효과 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4일 춘추관에서 감사원장 후보자 내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월부터 꾸준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 같은 제목의 시리즈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평소 대중이 접하기 쉽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결정 과정과 국정 운영의 뒷얘기를 보다 쉽게 전하려는 취지인데요.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는 말 그대로 청와대의 브리핑에 담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온라인 소식지입니다. 평소 브리핑에서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현장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짧게 전달해야 해 논의 과정보다 결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죠.

박 수석의 연재물은 이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만큼 브리핑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상세히 소개하면 국민이 보다 국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본 것이죠.

박 수석은 1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①공식 브리핑에 들어갈 수 없는 내용 ②덜 중요한 내용일지라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 ③정책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 日 수출 규제 글 세 번 읽으며 직접 다듬어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 부품 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최태원(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대한상의 회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박 수석이 결과 못지않게 과정의 중요성을 전달하려는 취지는 7월 1일 첫 번째로 올린 '대통령의 결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독립운동' 편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2년 전 소부장 독립 정책을 펴게 된 배경을 자세히 담았는데요.

박 수석에 따르면, 일본이 수출 규제 보복 조치를 벌였을 때 청와대 참모진과 정부는 정면 대응을 피하고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뒤집은 건 문 대통령이었죠. 메시지 초안을 받은 문 대통령은 오랜 시간 침묵했다고 하는데요. 대통령의 화법을 생각하면 '대단한 분노'를 표현한 것이죠.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어 "바둑을 둘 때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이 바둑의 승부처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영영 기술 독립의 길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톤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 국익이다. 대통령도 자신의 결단이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왜 마음에 걸리지 않았겠느냐"며 "다만 문 대통령은 국민이 함께 이겨내 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두려움을 이겨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심경을 대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직 가야 할 길과 극복할 과제는 남았지만 소부장 독립운동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소부장 100대 핵심 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졌고,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중견·중소기업의 수도 13개에서 31개로 늘었다"는 성적표를 보여줬죠.

소부장 독립운동은 문 대통령이 지금도 각별히 신경 쓰는 국정 과제라고 합니다. 박 수석이 이 글을 올리기 전 문 대통령이 세 번이나 읽어보며 단어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했다고 합니다. 박 수석은 "2020 도쿄올림픽으로 일본과 민감한 시기라 (표현 하나에도) 한일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걱정이 돼 대통령께 먼저 읽어보시게 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죠.


조선·해운업 부흥 위해 적극적 투자 이끌어낸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9일 오후 부산 신항 다목적부두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식 및 1.6만TEU급 한울호 출항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왕태석 선임기자

박 수석이 올리는 대통령 이야기는 문 대통령도 크게 관심을 갖는 국정 중 하나라고 합니다. 대통령 본인의 국정 철학을 알리는 창구이기에 표현 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한 일화는 박 수석이 7월 2일에 올린 두 번째 글 '2017년 어느 날의 수보회의'에서 드러납니다. 이 수보회의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추진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박 수석은 애초 '이 공약의 핵심 요지는 중소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했는데 국내 은행 문턱이 높아 초기 자본 융통이 원활하지 않아 건조를 포기한다'고 적었는데요. 그러나 초기 자본 융통이란 표현은 문 대통령이 검토한 뒤 '선박 건조 체결 시 필수적인 환급보증서 발급이 되지 않아'로 수정됩니다. 문 대통령은 중소 조선사의 애로 사항이자 해양금융공사 설립 목적인 '환급보증서 발급'이란 정확한 용어를 담아야 한다고 본 것이죠.

박 수석은 "해운업 문제는 경남 거제(조선소 밀집 지역) 출신인 문 대통령이 잘 아는 부분"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수석은 두 달 뒤 문 대통령의 확신이 조선업의 업황 개선을 이끌었다는 글을 올립니다. 그는 12일 '대한민국 조선업, K-조선으로 부활한 동력은 무엇인가'란 제목의 글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금융당국의) 반대를 설득한 문 대통령의 정책적 결단 덕분"이라고 밝힙니다.

그는 '과잉 공급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 같은 정책적 결단이 해운업과 조선업을 동시에 살리는 윈윈전략이 됐다고 자부한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정 성과를 국민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해 온 문 대통령 스타일상 찾아보기 힘든 연설이었다"며 "그만큼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조선 산업을 살려내려는 정부의 혼신의 노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수석에 따르면 정부 정책으로 국내 조선업계는 5~7월 세계 수주 1위를 달성했고, 올 1~7월 수주량은 13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7개월 동안 고부가가치 선박은 세계 발주량의 63%,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66%, 대형 LNG 운반선 97%를 수주했습니다.


접종 예약 10부제는 문 대통령 아이디어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의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 세포배양실에서 현미경을 보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최근 문 대통령이 주의 깊게 살피는 정책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개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열다섯 편 중 백신 관련 이야기가 세 편이나 되는데요.

박 수석은 앞서 4일 문 대통령이 대조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편지 외교를 펼쳤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대조백신은 국내 바이오업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는 데 필요합니다. 정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외 백신 제조사가 곤란하다는 뜻을 표해 대조백신 확보에 애를 먹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조백신 확보가 지연되자 7월 중순 아스트라제네카(AZ)에 서신을 보냅니다.

박 수석은 "대조백신을 확보해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다하려는 우리나라의 진정성을 설명하며 초국가적 협력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문 대통령의 편지 덕분이었을까요. 결국 7월 21일 SK바이오사이언스와 아스트라제네카는 대조백신 공급에 합의합니다.

박 수석은 또 문 대통령의 설득 덕분에 백신 구매 예산을 1조5,000억 원에서 2조5,000억 원으로 증액할 수 있었고, 원활한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을 위한 '10부제'는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전했습니다.

박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 정책인 '문재인 케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도 힘썼는데요.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2022년까지 전 국민 의료비 부담을 평균 18%로 낮추고, 미용·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보장률을 7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박 수석은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케어를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일부 비판을 두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오래된 과제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중요한 건 추진 의지"라며 "정부 출범 초기 문 대통령의 강한 추진 의지가 문재인 케어를 가능하게 한 핵심"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오히려 전문가 자문과 정부 협의체, 이해단체와의 협의 등 보통의 과정을 거쳤다면 시작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했죠.


박수현 "문비어천가란 지적? 정책 논의 상세한 기록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박 수석이 이처럼 연재물을 올리는 이유'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은 없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습니다. 박 수석은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정책은 관심을 덜 받게 되는데, 청와대 내부에선 다양한 에피소드를 알린 덕분에 국정 성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다"며 "청와대 안팎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수석은 다만 일부에서 '문비어천가(문 대통령+용비어천가)'라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데 대해 "정책 결정 과정을 각색하지 않고 그대로 기록해 전달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빠트리지 않고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보신다고 할 정도로 임기 말까지 국정 성과를 내려는 정부의 의지로 봐 달라"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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