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사건 꺼내며 "고발 사주 한국 정치의 병폐"
"대선에 영향 미치지 못해...윤석열 연루 안 됐을 것"
"홍준표 상승세가 큰 변화? 역선택 감안해서 봐야"
김종인(가운데)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9일 무릎을 꿇고 참배한 이후 1년 만이다. 뉴시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명확하게 법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고 경우에 따라선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떻게 규명이 될지 모르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의혹이 과거 '김대업 사건'과 같은 정치 공작이자 한국 정치의 병폐라고 비판했다. 김대업 사건은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병풍 사건으로, 이를 폭로한 김대업 군 수사관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관련 기사 ☞ '윤석열 X파일'에 벌집된 정치권…갑툭튀 김대업은 누구)
그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옛날과 같은 패턴이 다시 한번 반복되지 않느냐"며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당시 후보의 비자금에 대해 검찰이 수사해야 하느냐, 아니냐부터 예전 2002년 이회창 후보의 김대업 사건이니 이런 것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고발장 작성자로 거론되는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16일 오전 대구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그 자체가 대통령 선거에 크게 영향도 미치지 못했는데, 마치 그게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착각들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 의혹도) 현재 나타난 상황을 보면 (대선에) 별 크게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증거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고발 사주 의혹이 대선 전까지 실체를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나중에 법적으로 판명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고발장을 만들어서 줬다는 사람은 자기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하고, 고발장을 전달 받은 사람은 기억이 안 난다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며 "그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이상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 수사를 시작했지만 재판도 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한두 달 사이에 끝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박지원 격앙된 반응 적절치 못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마련된 고 조용기 원로목사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상식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나. 검찰총장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총선을 앞두고 그런 짓을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그런 정도로 판단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의혹 연루설을 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게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장이 이런 걸로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사람이 자기 위치를 생각해야 한다"며 "윤석열 후보도 기자회견을 해서 격앙된 목소리로 얘기했는데,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참고 견디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안도한다"고 말했다.
2차 컷오프 '최재형 4위 가능성'에 "처신 합리적 판단할 것"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대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학생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김 전 위원장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약진하며 윤 전 총장을 추격하는 데 대해 "이게 지속적일 것이냐는 두고 봐야 한다. 윤 후보가 1위, 홍 후보가 2위인데 격차가 굉장히 적다고 크게 변화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 역선택 얘기를 하는데 일반 여론조사는 모든 사람이 다 참여한다. 이게 섞인 것이니 대단히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옳지 못한 판단이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앞서 7월 30일 입당 발표 당일 아침 윤 전 총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에게 입당 사실을 알리려고 했지만, 입당을 서두르지 말라는 자신의 말에 이 말을 전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다음 달 초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와 관련해 "윤 전 총장, 홍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순서고 네 번째는 누가 될지 모르겠다"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본인 스스로 자기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집념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권 교체를 하려면 어떻게 처신할지 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유리하지만 결선투표 가면 판 뒤집어질 수도"
이재명(가운데) 경기지사가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의회 박근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곽상욱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회장과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 대해선 "이재명씨가 제일 유력하다고 본다"면서도 "결선(투표)까지 가면 판이 어떻게 뒤집어질지 모른다. 벌써 판세가 이상해졌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때 가선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야당에서 누가 나오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모시고 싶다고 한 데 대해 "고마운 생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할 수도 있고 현재로선 내가 꼭 한다는 얘기를 할 수 없다"며 "후보감을 보고 판단은 그때 가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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