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 지사를 '경기도의 차베스'라 표현
"차베스처럼 포퓰리즘으로 나라 망칠 것" 비판
이재명 측 우원식 "외교 결례... 기본 예의 지켜야"
여야 대선주자들이 외교 결례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이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외국 정상들을 거론하며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거칠고 적나라한 표현으로 네거티브 논란을 자초하기보다는 점잖은 듯 보이면서도 상대방을 직격하는 비평으로, 유권자에 각인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여야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홍준표 의원은 연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시작은 홍 의원이었다. 홍 의원은 7일 이 지사와의 가상 대결에서 자신이 앞서는 여론조사 보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리며 "경기도의 차베스를 잡을 사람은 저밖에 없다. 나라를 차베스에게 넘기면 되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경기도 차베스'는 이 지사를 가리킨다.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 등을 줄곧 비판해온 홍 의원은 대외적으로 이 지사를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빗대 언급하고 있다.
이어 "오늘 자로 역선택의 오해에서 벗어나고 대체재에서 독립재가 됐다"며 "토론, 강단, 추진력, 정직성, 정책 능력, 도덕성에서 경기도의 차베스를 압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 측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이) 이재명 후보를 '경기도의 차베스'라고 했다"며 "국가 수반을 목표로 하시는 분이 왜 이렇게 쉽게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냐"고 지적했다.
그는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도 우리와 수교국이다.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지만, (차베스는) 일국의 합법적 국가 정상이었다"며 "갖춰야 할 기본 예의를 지키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야홍'이 '무책임한 야당 후보 홍준표'였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홍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껏 한다는 반박이 외교적 결례 운운이냐"며 "석유 부국이던 베네수엘라를 무상 포퓰리즘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몰아넣은 우고 차베스처럼 경기도를 망치고 대한민국을 거덜내려고 오늘도 국민을 현혹하는 이재명 후보는 이제 그 질주를 멈춰야 한다"고 다시 이 지사를 공격했다.
이어 "잘못된 인성으로 가족 공동체를 파괴하고 허무맹랑한 기본 시리즈로 국민 사이도 이간질하는 이재명 후보는 각성하고 자중하기 바란다"며 "정상적인 공약으로 대선을 치르자.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빗댄 상호 비방에 '외교 결례' 지적
지난주에는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 의원 간 상호 비방전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소환됐다.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고 언급한 홍준표 의원을 두고 윤 전 총장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 처벌과 관련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답한 것이 발단이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4,000명 가까운 마약 용의자를 현장에서 사살하는 즉결처형식 대책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홍 의원은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이고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라는 글을 올리며 발끈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적폐 수사를 지시하자, 중앙지검장으로 벼락출세한 보답으로 득달같이 우리 진영 사람 1,000여 명을 무차별 수사해 200여 명을 구속한 분"이라며 "지난날 적폐 수사를 반성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 순서"라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나를 두테르테에 비교하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말"이라고 따졌다.
유승민 전 의원도 "두테르테? 본인부터 되돌아보길"이라며 가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을 빗댄 설전이 이어지자 장성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한국과 우방인 필리핀과의 국가 외교를 치명적으로 훼손시키며 국익 침해행위를 하고 있다"며 "주한 필리핀대사를 예방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비하 발언을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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