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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서 맞겠다"... 中 백신 기피하는 주중 외교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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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가서 맞겠다"... 中 백신 기피하는 주중 외교관들

입력
2021.09.08 11:19
수정
2021.09.08 17: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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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대사관 접종률 50%에 못 미쳐
베이징 시민 접종률 97%와 차이 커
화이자 맞는 홍콩은 전원 백신 접종
장하성 대사 백신 안 맞아 2주 격리

장하성 주중대사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단

장하성 주중대사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단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를 비롯해 중국에서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들이 유독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중국 백신을 맞는 교민들과 달리 외교관들은 “한국에 출장 가서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의 백신 접종률은 70%에 육박했다.

외교부가 8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중국 재외공관 백신 접종 현황’에 따르면 베이징 대사관을 비롯한 9개 지역 가운데 백신을 맞지 않은 공관장은 장 대사와 김경한 칭다오 총영사에 불과했다. 다만 김 총영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연내에 한국에 가서 백신을 접종할 생각”이라며 “백신을 맞으러 한국에 다녀온 공관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장 대사는 지난 7월 건강검진 차 귀국했을 때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라 한국에서 2주 격리를 거쳐야 했다.

장 대사를 포함해 베이징 주중대사관 근무 외교관들의 백신 접종률은 다른 중국 지역 공관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외교관 79명 중 접종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명에 불과했다. 반면 홍콩 총영사관의 외교관 10명 가운데 9명은 백신을 맞았고 나머지 1명도 이달 안에 접종할 예정이다. 홍콩은 중국산 시노팜이나 시노백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중국 본토와 달리 해외에서 들여온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주중 외교관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 백신을 얼마나 불신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베이징 주택가 근처 임시 접종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중국 베이징 주택가 근처 임시 접종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물론 백신 접종은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원하지 않으면 안 맞으면 그만이다. 외국인도 강제로 따라야 하는 방역과는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접종에 앞서 ‘명시적 동의’를 요건으로 달았다. 얼마나 위험한지도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다만 국익의 최일선을 누비며 접촉 빈도가 높은 외교관들이 백신을 거부하는 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여름 중국산 백신을 맞은 한 공관장은 “중국 백신의 효과나 안전성을 의문시하는 말들이 많지만 이미 검증된 만큼 믿고 맞은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인정해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해주는 데다 중국에서 여러 곳을 오갈 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분위기여서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7일 “중국 전역에서 9억6,900만 명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며 “1차 접종까지 포함하면 21억1,000만 회분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도 베이징의 백신 접종률은 97%에 달한다. 태영호 의원은 “일관되게 친중 행보를 보여온 문재인 정부의 외교관들이 중국 백신을 외면하는 건 아이러니”라며 “정부는 중국 지역 공관 근무자들 간 백신 차별을 해소하고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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