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성균관대 등? 6개교 연합 행사 성황
대학 상징하는 로비 거쳐 상담회·설명회 참여
키보드 조작만으로도 대규모 채용 행사 참여
신촌역을 나오자 연세대를 상징하는 독수리상이 맞아준다. 정면에 있는 채용박람회장으로 들어서니 왼쪽엔 기업 설명회장이, 오른쪽엔 취업 상담회장이 펼쳐진다. 입구에 전체 부스 배치도가 있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안내장으로 운영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설명회장 앞엔 시간표가 적혀 있어 어떤 기업이 언제 설명회를 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인데, 대학 캠퍼스에서 취업준비생과 기업이 한데 모이는 채용박람회가 열리고 있다고? 그렇다. 다만 현실 세계가 아니라, 가상과 현실을 결합하는 온라인 플랫폼 '메타버스(Metaverse)'에서 개최됐다.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은 이달 1일부터 3주간 일정으로 메타버스를 통해 연합 취업박람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대학 학생들이 학교별로 부여된 링크를 따라 인터넷에 접속해 캐릭터와 닉네임을 설정하면 대학 특성에 맞게 구현된 로비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6개 대학이 공동 개최하는 설명회장과 상담회장에 입장할 수 있다. 한양대생은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에서 출발하고, 성균관대생은 4호선 혜화역에서 출발해 박람회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NHR커뮤니케이션즈의 도움을 받아 2일 취업박람회장에 접속해보니 학생들이 원하는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1주차엔 포스코, 미래에셋, LG유플러스, 신한캐피탈 등 8개 유명 기업이 참여했다. 단일 학교의 채용설명회라면 참여 기업이 적고 많은 기업이 참여한 경우엔 발품을 부지런히 팔아야 하는데, 메타버스에선 키보드 조작만으로 어디든 갈 수 있어 마치 게임하듯이 대규모 채용 행사를 누빌 수 있었다.
상담회장은 오프라인 상담장을 그대로 구현해놨다. 희망 직군별로 상담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석이 있는데, 그곳에선 현장에 있는 것처럼 다른 이의 상담 내용이 들려온다. 상담석에 앉으면 기업 채용담당자와 화상을 통해 대화하게 된다. 이곳에서 만난 포스코 직원은 "상담 장소나 시간이 오프라인과 유사하게 구현됐고 이용하기도 편리하다"면서 "부스별로 진행 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상담 일정을 조율하기 좋다"고 말했다.
화상대화 기능을 사용하면 다른 행사 참석자와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도 있다. 친구와 같이 접속했다면 별도 조작 없이 친구를 졸졸 따라다닐 수 있는 재밌는 기능도 있다.
행사장 반대편에선 LG화학의 기업설명회가 한창이었다. 정원이 500명으로 제한돼있긴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으니 원하는 좌석에서 설명회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설명회는 유튜브로 중계되는 터라 뒷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설명을 못 알아들을 일은 없다.
메타버스 취업박람회에 대한 학생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틀 연속 행사에 참여한 한양대생 박영하(21)씨는 "오프라인과 똑같이 담당자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직무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됐다"며 "힘들여 직접 돌아다니지 않아도 원하는 기업을 찾아다닐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호평했다. LG유플러스 채용 담당자는 "메타버스는 공간 제약이 없어서 대학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학생들이) 오프라인에서 취업박람회를 할 때보다 질문도 더 편하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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