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이나와 정상회담...'러시아 견제' 시동
4조 달러 인프라·복지예산 통과로 여론 반전 시도
아프가니스탄 철군 작전을 완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포스트 아프간’ 정국을 향해 모드 전환을 시작했다. 러시아 견제와 내치 다지기가 첫 번째 카드다. 외교안보참모의 아프간 정보 일일보고 일정도 사라졌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새로운 안보 위협을 앞세워 아프간 전쟁 실패 논란을 뒤덮는 방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러시아와 군사 충돌ㆍ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는 미국의 아프간 철수 작전 이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기는 하다.
하지만 하루 전 대국민연설을 통해 “여러 전선에서 러시아의 도전에 대처하고 있다”며 러시아 견제가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이익 중 하나라고 밝혔던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안보전략 전환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그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공격에 직면해 있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위해 계속 확고히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수송관 ‘노르트 스트림-2’ 문제 등을 협의하는 등 러시아 견제에 노골적으로 힘을 실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철수 작전 종료 후 미군이 다른 임무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안보 도전에 계속 씨름해 왔다”며 △중국의 안보 도전 대처 △인도·태평양과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 포착 △새로운 파트너와 유대 심화 △민주주의 수호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허리케인 피해가 컸던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를 방문한다. 4조 달러(4,646조 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ㆍ복지예산 의회 통과를 위한 의원 설득, 대국민여론전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대처와 백신 접종률 끌어올리기도 단기 과제다.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바이든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당내 일부의 요구를 거부했다. “(탄핵 같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국내 정쟁의 급한 불은 끈 셈이다.
다만 아직 아프간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100~200명의 미국인 안전 확보, 아프간 협력자 추가 철수 지지부진 같은 이슈가 다시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아프간 수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완전히 빠져나오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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