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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다하르에 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곧 공개 행보... 아프간 불안정 해소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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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다하르에 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곧 공개 행보... 아프간 불안정 해소는 불투명

입력
2021.08.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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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리더' 아쿤드자다, 전면 등장 임박
탈레반 '2기 통치' 선포 때쯤 모습 드러낼듯
난민 행렬·반대파 숙청 등 불안 요소 산적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외부 행보를 하지 않는 데다,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 '60세 전후' 정도 외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은둔형 지도자'다. AFP 연합뉴스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외부 행보를 하지 않는 데다,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 '60세 전후' 정도 외에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은둔형 지도자'다. 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은둔형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조만간 베일을 벗고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새 정부 출범이 1~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간 행적이 묘연했던 그에 대해 탈레반 관계자가 “현재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있고,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공식 언급을 내놓은 것이다.

탈레반 부대변인인 빌랄 카리미는 29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아쿤드자다)가 칸다하르에 있다고 확인해 줄 수 있다”며 “그는 곧 대중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인 아리아나뉴스도 이날 관계자를 인용해 “아쿤드자다는 지난 4일간 칸다하르에 있었고, 아프간 상황 및 미래 정치 체제 구축과 관련해 지도자들과 회의를 해 왔다”고 보도했다. 아프간에서 수도 카불 다음으로 큰 대도시인 칸다하르는 1994년 탈레반이 결성된 곳이다. 탈레반에겐 ‘정신적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2016년 탈레반 최고 지도자에 오른 아쿤드자다는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 ‘60세 전후’ 외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정치·종교·군사 분야의 결정권을 행사하며, 별칭은 ‘신도들의 리더’다. 현재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탈레반 내 최고위급 인사는 ‘조직 내 2인자’이자 정치지도자 격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였다.

좀처럼 외부에 나타나지 않았던 아쿤드자다가 공개 행보에 나서는 건 탈레반이 새 정권 출범 작업을 거의 끝마쳤을 때쯤이 될 공산이 크다. ‘탈레반 2기 통치’의 본격적 개막을 알리면서 초기부터 안정적인 집권 기반을 다지는 효과를 극대화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쿤드자다의 등장이 아프간 내부 불안정 해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떠나려는 난민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28일 기준으로 총 11만7,000여 명이 카불을 빠져나갔는데, 대다수는 아프간인”이라고 전했다. 특히 탈레반의 과거 집권 시절(1996~2001년), ‘인종 청소’의 대상이었던 하자라족이 목숨을 건 엑소더스(대탈출)를 이어가고 있다. 가디언은 “이미 하자라족 약 1만 명이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 등으로 도망쳤고, 수천 명이 지금도 파키스탄으로 탈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민족 국가인 아프간에서 이슬람 시아파인 하자라족은 인구의 9%를 차지하는데, 이슬람 수니파인 파슈툰족(42%)인 탈레반은 과거 하자라족을 상대로 대규모 학살과 테러, 납치 등을 저질러 왔다.

아울러 탈레반의 ‘반대 세력 숙청’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탈레반의 사면 약속에도 불구, 기존 정부군에 몸을 담았던 인사 등에 대한 자택 급습과 감금, 실종, 심지어 살해 등이 벌어진다는 보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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