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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고 싶다는 아프간인 구출 두고 "방법 찾아야" VS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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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고 싶다는 아프간인 구출 두고 "방법 찾아야" VS "불가능"

입력
2021.08.31 10:00
수정
2021.08.3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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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서 수백 명 구조 기다린다" 주장에
유승민 "간접고용 차별과 다를 바 없어"
"정부의 '기다리라' 말 믿다 탈출 기회 놓쳐"
김영미PD "탈레반과 협상 없이 못 데려와"
"협상돼도 IS 테러로 큰 희생 생길 수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후발대로 출발한 13명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후발대로 출발한 13명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최근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0명 외 한국 기업·비정부기구(NGO)에 근무했던 아프간인과 가족 수백 명이 한국 정부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추가 구출을 놓고 엇갈린 의견들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추가 구출을 하지 않는 것은) 원청업체 소속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 60여 명의 아프간인들이 남겨졌다"며 "이들은 한국 정부에 '간접 고용'돼 일한 분들"이라고 했다. 반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입국한 이들은 한국대사관, 코이카, 한국병원 등 한국 정부기관에 직접 고용된 사람들이다.

그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은 모든 간접 고용 인원을 구조 대상으로 보고 구출 작전을 수행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현지에 남은 협력자들이 파키스탄으로 자력 탈출할 기회가 있었으나 한국대사관의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기다리는 사이에 탈출 기회를 놓쳤다"는 주장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피 작전에 나섰던 영국군이 29일 옥스퍼드셔의 RAF 브리즈 노턴 군기지에서 C-17 수송기에 실려 있던 장비의 하역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군과 관리들은 아프간 수도 카불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 함락된 직후부터 2주간 자국민과 아프간 조력자들을 피신시킨 뒤 철군 시한 이틀을 앞둔 이날 대피 작전을 마무리했다. 브리즈 노턴=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대피 작전에 나섰던 영국군이 29일 옥스퍼드셔의 RAF 브리즈 노턴 군기지에서 C-17 수송기에 실려 있던 장비의 하역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군과 관리들은 아프간 수도 카불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 함락된 직후부터 2주간 자국민과 아프간 조력자들을 피신시킨 뒤 철군 시한 이틀을 앞둔 이날 대피 작전을 마무리했다. 브리즈 노턴=AP 연합뉴스

하지만 국제분쟁을 전문 취재하는 김영미 PD는 같은 날 SNS에 "논쟁은 이제 의미 없다"며 추가 구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공식적으로 마지막으로 나온 수송기"라며 영국군 낙하산 부대가 타고 있던 영국군 수송기 내부 사진을 올렸다. 일명 '카불발 막비행기'라고 이름 붙인 그는 "28일, 어젯밤부로 아프가니스탄에서 공식적인 민간인 수송은 끝났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카불 공항은 언제 다시 폭탄 테러가 날지 모른다"며 "현재 탈레반은 카불 공항 전체를 넘겨받기 위해 대기중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간인을 더 데리고 오고 싶어도 탈레반과 기적 같은 협상 없이는 못 데리고 나온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아직 탈레반을 협상의 주체로 인정하지도 않을뿐더러, 탈레반이 민간인 추가 수송을 허용할 리 없다는 의미다.

이어 "설사 우리 정부와 협상이 된다고 해도 이슬람국가(IS)의 테러 때문에 큰 희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PD는 "한국 기업 협력자들 1000여 명이 더 한국 오고 싶다고 하시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그분들을 모셔올 수 없다"며 "아프가니스탄 현실에서 그나마 300여 명 모셔온 것도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재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 가족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들의 구출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재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 가족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들의 구출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협력자 추가 구조 문제는 장영수 선교사로부터 나왔다. 그는 아프간에서 11년 정도 머물며 미국이 주도하는 국가재건사업에 참여했다.

장 선교사는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협력자 가족 포함) 823명이 구출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모두 그에게 직접 연락해 온 인원이라고 했다. 29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는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모두 1,0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장 선교사에 따르면 아프간에 남아 있는 협력자들은 미군기지, 경찰서, 한국대사관 등을 건설한 한국 기업이나, 한국 NGO에서 근무했다. 그는 특히 현지에 남은 협력자들의 신변이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로 현장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신원이 노출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건설사에서 근무한 임원 한 분이 추격을 피해 도망간 사이 집을 지키고 있던 조카가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또 "하자라 민족이 살고 있는 곳에서 9명이 공개처형 당했다"고 전했다.

장 선교사는 라디오 인터뷰 당시 "823명의 명단은 외교부에 제출했고 면담을 요청한 상황이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 기관에 정식으로 고용됐던 인원은 잔류 희망자를 제외하고 모두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한국 기업에서 근무했거나 대사관 등에서 임시직으로 일했던 이들, 비정부기구(NGO)나 선교 단체 등에 있던 현지인들은 이송 대상이 아니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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